기자수첩/ 디지털 시민시장실 공개
기자수첩/ 디지털 시민시장실 공개
  • 문명혜
  • 승인 2019.04.1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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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혜 기자 myong5114@daum.net
문명혜 기자

 

[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작년 5월 시정신문 창간 30주년 인터뷰를 위해 박원순 시장 집무실을 찾았을 때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스크린을 통해 박 시장은 2017년에 완성한 세계 최첨단의 디지털 시정을 선보였고, 기자는 눈이 휘둥그레졌던 경험이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행정지표, 서울시 구석구석을 비추는 실시간 영상, 관계요로를 거친 민원사항이 터치스크린으로 즉각 화면이 바뀌는 것을 보며, ‘앉아서 천리를 본다’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세계 최고 전자정부의 ‘위용’을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여담이지만 기자는 조지오웰의 문제작 <1984년>에서 상상한 빅브라더의 관제탑 모습이 떠올라 경이로웠고, 밀짚모자만 쓰면 농부가 되는 박 시장의 서민적 이미지와 세계 최첨단의 ‘불일치’ 때문에 내심 웃음도 났었다.

1년 전 기자를 놀래켰던 ‘디지털 시민시장실’이 금년 4월부터 모든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교통상황이나 문화행사, 일자리, 물가, 재난현장 등 시장실에서 볼 수 있는 질높은 행정정보를 시민들 누구나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켜면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재작년에 선보인 ‘디지털 시민시장실’은 서울시가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라고 자신있게 자랑하는 최첨단 집무실의 핵심 콘텐츠다.

거대시정을 이끌어야 할 서울시장이 현장을 직접 찾지 않고도 사태를 파악하고 원격지휘를 할 수 있는 방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했으니 자랑할만도 하다.

박 시장은 기회있을 때마다 자신의 집무실을 서울시 위상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전세계 110여개 도시에 디지털 시민시장실을 소개해 부러움을 사고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서울시가 밝힌 디지털 시민시장실 공개 이유는 ‘시민이 시장이 되는 행정혁신을 이루겠다’는 것인데, 서울시의 주인은 시민이고 주인이 모든 정보에 접근하는 길을 연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동서고금의 모든 권력자가 예외없이 정보독점욕을 갖고 있고, 그걸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박원순 시장의 색깔이 고스란히 투영된 듯 하다.

‘디지털 시민시장실’ 공개로 시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많은 편익을 얻고 이를 통해 서울시는 ‘인기’를 얻는다. 기자가 생각하는 디지털 시민시장실 공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