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북한의 핵문제, 해법은 없는 것인가?
특별기고/ 북한의 핵문제, 해법은 없는 것인가?
  • 강석승 원장
  • 승인 2019.04.2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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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승 21C안보전략연구원 원장

[시정일보]지난해 초부터 수면 위에 떠오르고 있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문제’가 한반도의 평화정착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변수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2차례에 걸친 북한과 미국간의 정상회담과 3차례에 걸친 남북한간의 정상회담, 4차례에 걸친 북한과 중국간의 정상회담, 그리고 집권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북한과 러시아간의 정상회담 등이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문제는 마치 “잡힐 듯이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따오기”처럼 “거시적이고 포괄적인 차원”에서만 합의를 이루었을 뿐 “미시적이고 세부적인 차원”에서의 이행, 실천방안은 도출하지 못한 채 아까운 세월만을 흘려보내고 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11일(현지시간)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교착국면에 놓인 북·미정상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양국이 접점을 찾도록 중재자 내지는 촉진자 역할을 다하였고, 이후에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 강화 등 한반도의 평화질서를 만드는 데 따르는 책임과 역할을 다 하겠다”고 밝히면서 “장소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제4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런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의 이런 인식에 공감하면서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는 여전히 좋으며, 3차 정상회담의 개최도 가능하다”고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러나 정작 그 당사자인 김정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번은 더 해 볼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고집한다면 문제해결의 전망은 어두울 것이며, 국가와 인민의 근본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티끌만한 양보나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 강변(强辯)하였다.

더욱이 우리가 크게 문제시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은 김 위원장이 “남조선당국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역할을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메아리’는 “미국의 승인과 지시가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남조선당국이 상전의 눈치를 보고 비위만 맞출 것이 아니라 제정신을 가지고 동족과 함께 미국에 대해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할 말은 하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황당함을 감추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이렇듯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인 핵무기 개발에 모든 가용자원을 집중적으로 쏟아붓고 있는 이유는 핵무기를 “체제생존과 보장을 위한 가장 강력하고도 유용한 수단”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북한은 핵무기야말로 “그 누구도 우리 공화국을 넘보지 못할 강위력한 수단”이라 단언하고 있으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민심을 통제하고 군부의 충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궁극적인 수단”으로, 또한 “남한을 정치·군사적으로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는 공세적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압박이 계속되어 당국과 주민간의 간극(間隙)이 더욱 커지고 통치자금의 고갈로 인해 김정은 위원장과 당·정·군 최고위 권력엘리트들간 갈등과 알력이 팽배하게 되는 등 대내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파국(破局)이 다가올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된다면, 체제생존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핵동결이나 폐기“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지금으로서는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어렵지만, 우리는 현실적으로 북핵 위협의 가장 큰 피해자이기 때문에 좀 더 인내심과 관용을 가지고 북한과의 대화와 회담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는 가운데 북한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도정(道程)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한·미간의 동맹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공동보조를 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