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매사 치우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바탕위에 이뤄져야
시청앞/ 매사 치우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바탕위에 이뤄져야
  • 시정일보
  • 승인 2019.05.0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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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君子之中庸也(군자지중용야)는 君子而時中(군자이시중)이요 小人之反中庸也(소인지반중용야)는 小人而無忌憚也(소인이무기탄야)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써 군자가 몸소 중용을 실행한다는 것은 군자로서 늘 때에 맞춰 중에 처한다는 것이며 소인이 중용을 어긴다는 것은 소인으로서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중용은 의미보다 실천이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군자가 몸소 실행하는 중용은 時中(시중)이라고 했다. 주희는 시중을 隋時處中(수시처중) 즉 때에 맞춰 중에 처한다로 풀이했다. 여기서 중은 지당한 것을 말한다. 이는 또한 대학의 止於至善(지어지선)에서의 지선과 연관돼 있다. 양자는 모두 만사만물의 이치에서 타당함의 극치를 일컫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중은 언제 어디서나 가장 최선의 가장 타당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중용은 權(권)과 變(변)을 중시한다. 權(권)은 常(상)의 상대요 變(변)은 通(통)의 상대로 매사를 처리함에 있어 가장 당면하고 정당하고 합당한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다. 군자는 바로 중이 근본임을 알고 권과 변을 알아 시중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나 소인은 변화와 융통이 자신의 이익에 치우친 것이며 욕망이 지나친 것이다. 그래서 얼핏보면 시중인 것 같지만 사실은 중용에 역행하는 것이다.

작금에 들어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가 일단락 됐다. 전 환경부 장관과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그 윗선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야당은 ‘봐주기 수사’, ‘꼬리 자르기 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물론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지만 이번 검찰의 수사 결과는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불구속이기는 하지만 현 정부 출신 장관과 청와대 비서관이 공공기관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우리를 슬프게 만들고 있다. 물론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겠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권력 핵심부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되풀이되는 표적 감사 시비와 낙하산 인사라는 용어는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 주고 있다. 전 정부의 인사적폐 청산을 외치며 공정성을 강조해온 현 정부에서 비슷한 의혹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차제에 정부는 이번 수사를 계기로 공공기관의 책임 경영과 효율성을 담보할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 더 이상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란 의혹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