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귀족노조가 달라지고 있다
사설/ 귀족노조가 달라지고 있다
  • 최창일
  • 승인 2019.05.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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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그동안 노사의 문제 갈등이 생기면 국민은 노동자의 편이었다. 이제는 달라졌다. 노동자의 대규모 집회를 보는 시선은 곱지가 않다. 귀족노조가 기업혁신의지를 꺾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귀족 노조라 불리는 대기업정규직 소속 노동조합원들이 기업의 혁신의지를 꺾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가 다수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전가 된다.

정치권에서도 노사 대 타협을 하는데 같은 목소리를 낸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이 “경제 친화적 노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자 김진표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노동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고 호응했다. 늘 다른 주장을 펼치는 여야 4당이 노조에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은 귀족노조에 대한 국민의 감정을 여실이 알리는 대목이 된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이 되고 있다. 휴대폰시장은 5G로 개편이 되면서 삼성중심에서 중국시장과 미국시장으로 재편돼 가고 있다. LG는 최근 휴대폰 한국공장을 접고 해외공장만의 존속을 발표하고 있다.

이 같은 심상치 않는 글로벌 시장에 자극을 받은 현대자동차의 노조에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강성노조라고 비판받아 온 현대자동차가 노조가 자발적으로 토론회를 열어 조합원들에게 실상을 알리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도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산하에 ‘미래자동차 대응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미래차 시대가 기져 올 변화가 자동차업계만 한정된 것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위기대응 컨트롤타워를 맡기로 한 것은 다소 늦었지만 올바른 대응이다.

자유한국당의 김광림 의원은 노동개혁의 좋은 사례로 독일을 들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집권당시 유럽의 병자였던 독일이 유럽의 엔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기간제, 비정규직 근로도입, 실업급여 축소를 추진한 덕분이었다”며 “개혁은 인기가 없어 정권을 잃을 수 있으나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의원 역시 “노조 가입률이 10%밖에 안 되는 환경에서 노동 유연성이 제약받기 때문에 투자의 발목이 잡힌다”고 지적을 한다.

정부는 야당 3당 의원들의 최저임금 인상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노조는 미래자동차 시대와 글로벌 시장의 재편이 주는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자동차업계는 친환경자동차 보급이 본격화 되는 것은 현실이다. 2025년경 제조업 전체 일자리의 12%가량 차지하는 자동차산업 전반에 고용 쇼크가 닥칠 것도 예상하기 바란다. 정부가 할 일이 있다. 그러나 정부가 하는 일에도 노조의 공감이 필요하다. 대의를 보지 않는 귀족노조의 목소리에 국민의 분노는 크다.

유럽의 선진국은 노사간의 대타협을 이룬 경우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렇지 못한 나라는 쇠퇴의 길을 걸었다. 현대자동차의 자발적 토론이 전체 노동계로 확산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