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어려운 일일수록 한 걸음 물러서는 법도 알아야
시청앞/ 어려운 일일수록 한 걸음 물러서는 법도 알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19.05.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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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人情(인정)은 反復(반복)하며 世路(세로)는 崎嶇(기구)로다 行不居處(행불거처)에는 須知退一步之法(수지퇴일보지법)하며 行得去處(행득거처)에는 務加讓三分之功(무가양상분지공)하라.

이 말은 菜根譚(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써 ‘사람의 마음이란 변하기 쉽고 세상길은 험난하다. 쉽게 갈 수 없는 곳에서는 한 걸음 물러서는 법을 알아야 하고 쉽게 갈 수 있는 곳에서는 어느 정도의 공로를 사양하는 것이 옳다’는 의미이다.

사람이 살고 있는 온 누리를 세상이라고 한다. 그 세상 속에는 참으로 많은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뒤엉켜 나름대로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래서 흔히들 세상을 일컬어 험난하다고들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세상과 연관되는 속담을 들추어 봐도 그렇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대한 천태만상의 모습들이 그 속담들에 담겨져 있다. 굶어봐야 세상을 안다는 것은 정말 먹을 것이 없어 굶주려 보지 않은 사람은 세상을 참으로 알았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일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려면 양보보다 아름다운 그릇은 따로 없을 것 같다. 어려운 일일수록 한 걸음 물러서면 장애물이 없을 것이며 쉬운 일일수록 그 공로를 나눠 주면 그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그릇이겠는가.

작금의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립 관련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르자 검찰이 반발하며 검·경 수사권 조정에 논란을 빚고 있다. 공수처 신설과 수사권 조정은 형사사법 제도의 기초를 다시 놓는 매우 중차대한 일이다.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법조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재 발의된 법안 내용대로 공수처에 일부 기소권을 부여하고 경찰에 수사 종결권을 줄 경우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위협받고 기존 형사사법 체계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하고 있다.

형사사법 제도의 변경은 국민의 가장 중요한 기본권 중 하나인 신체의 자유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그 근본 취지는 권력 집중을 막고 정치 외압으로부터의 독립을 확고히 하는 데 있다. 물론 범죄의 진상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인권 침해와 권력 남용이 일어날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 검찰에 비대한 권한이 집중돼 발생했던 폐해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보 기능과 수사권을 동시에 갖게 될 경찰과 새로 만들어질 공수처에 힘이 지나치게 쏠리지 않도록 해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수사권 조정의 기준은 검경 밥그릇이 아니라 국민 권익에 있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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