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사나운 불길 같은 욕심은 스스로를 태울 수 있어
시청앞/ 사나운 불길 같은 욕심은 스스로를 태울 수 있어
  • 정칠석
  • 승인 2019.05.1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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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生長富貴叢中的(생장부귀총중적)은 嗜欲如猛火(기욕여맹화)하며 權勢(권세)가 似烈焰(사열염)하나니 若不帶些淸冷氣味(약불대사청랭기미)하면 其火焰不至焚人(기화염부지분인)이라도 必將自爍矣(필장자삭의)니라.

이 말은 菜根談(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써 ‘부귀한 집에서 성장한 사람은 그 욕심이 사나운 불길 같고 그 권세가 날카로운 불꽃과 같다. 만약 조금이라도 맑고 신선한 기운을 지니지 않는다면 그 불길이 남을 태우지는 못하더라도 반드시 그 자신을 태워버리고 말 것'이라는 의미이다.

모든 욕심은 지극한 이기심에서 비롯한다. 과거의 모든 도덕률은 우리들로 하여금 결코 이기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일러주지만 어느 누구나 자기 자신을 버릴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기의 행복만을 위하여 행동하는 자기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그 이기심이 타인의 기쁨에게까지 미치는가 아니면 타인의 기쁨을 짓밟는가에 있다. 사랑은 두 사람의 에고이즘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우리의 옛날 속담에 부잣집 가운데 자식이란 말이 있다.

흔히 부잣집 자식은 일하지 않고 방탕하다고 하여 무위도식하는 사람쯤으로 인식되어 온데서 나온 말이다. 부잣집 가운데 자식이니 그 욕심이 오죽하랴 싶은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부잣집일은 부잣집 밖으로 끌어내지 마라. 오직 그대자신의 일에 충실하라.

작금에 들어 최저임금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최저 임금은 사용자의 근로자 임금착취를 막자고 만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용자들의 지급능력이다. 사용자들의 지급 여력이 있다면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현재 수준이 지급능력 이상이라면 올려서는 안 된다.

고용을 해야 할 사업자가 망하고 나서 최저임금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이미 저임금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폐업이 줄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근로소득의 빈부격차는 오히려 더 심해졌다.

모든 게 통계자료로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부작용은 더 이상 거론할 의미가 없다. 업종에 따라 사용자들의 지급능력이 다르니 최저임금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내년도 최저임금의 법상 고시 기한이 8월5일로 다가오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27명 중 9명의 공익위원이 최근 집단 사퇴해 어수선한 상황을 맞고 있다. 무리한 정책은 예기치 않은 파장에 경제생태계 전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 내년도 최저임금을 상식선에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