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
기자수첩/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
  • 이승열
  • 승인 2019.05.2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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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기자 /sijung1988@naver.com

 

[시정일보]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난 13일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 2’(France 2)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성동구의 출자기관인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이하 일자리주식회사)에 관한 것이었다. 이번 인터뷰는 ‘프랑스 2’에서 직접 일자리주식회사에 접촉해와 이뤄진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기초자치단체의 일자리 사업에 관해 복지선진국의 유수의 방송사가 취재에 나선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정 구청장은 30분여의 인터뷰 동안 일자리주식회사에 대해 소개하고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령화와 노인 빈곤문제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고 일자리주식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일자리주식회사는 지난 2016년 출자기관 설립과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 설립 및 운영 조례> 제정으로 준비 작업을 거친 후 2017년 6월 정식으로 법인이 설립되며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어르신과 경력단절여성 등 사회적약자를 위한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성동구(70%)와 민간(30%)이 공동 출자해 만든 회사다. 현재 성동구청점 및 서울숲점 두 곳의 카페와 ‘엄마손만두 소풍’이라는 분식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설 및 재산관리 위탁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오는 6월부터는 성수역 앞 부지에서 만두(딤섬) 제조공장을 운영한다. 이미 프랜차이즈 중식업체와 공급계약을 맺어놓은 상태로, 안정적인 수익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 일자리주식회사에는 현재 정규직 사무직원 외에 125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61세 이상 어르신과 경력단절여성들이다.

일자리주식회사는 이른바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성동구의 새로운 시도이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어르신 일자리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많지 않다. 일자리주식회사는 잡초를 뽑거나 쓰레기를 줍는 단순 공공근로와는 달리, 어르신과 경력단절여성들이 재능을 살려 자존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특히 구청의 상시적인 재정투입 없이 스스로 수익을 내야 하는 상법상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해야 하며, 이는 다시 사회적약자의 자아실현과 자존감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구청도 이른바 ‘퍼주기 복지’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수익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만약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실패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일단 출발은 순조로운 것 같다. 지난해 일자리주식회사는 약 2억13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문제는 내남이 잘 알고 있듯 심각하다. 성동구의 이러한 시도가 그 해결을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