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저장강박 27가구 발굴… 치유 돕는다
중구, 저장강박 27가구 발굴… 치유 돕는다
  • 이승열
  • 승인 2019.06.1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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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강박장애 실태조사 27가구 파악, 대상자 설득 거쳐 사례관리 추진
지난 4~5월 청구동·약수동 저장강박 2가구에 환경개선 등 진행
청구동 저장강박가구의 정비 전(좌측)과 정비 후(우측) 모습
청구동 저장강박가구의 정비 전(왼쪽)과 정비 후(오른쪽) 모습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중구(구청장 서양호)가 저장강박증으로 고통 받는 관내 27가구를 파악하고 연내 이들의 주거환경 개선 및 강박장애 극복을 지원한다. 

저장강박은 사용여부에 관계없이 어떤 물건이든 버리지 못하고 집 안팎에 쌓아두는 강박장애의 일종이다. 최근 그 수가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병증과 사유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그러다보니 본인은 물론 주변 생활환경까지 해치면서 이웃과의 갈등을 불러오고 있다.

이에 구는 올 들어 15개 동주민센터와 관내 4곳의 복지관을 통해 저장강박 의심가구를 찾기 위한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주민 민원, 제보 등을 활용해 모두 27가구를 발굴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공적 복지대상이 15가구였고 나머지 12가구도 그 기준에는 해당되지 않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 가구였다. 홀몸어르신 등 노인가구는 12가구였다. 

우선 20가구에는 사례관리사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해 대상자의 욕구와 위기도 조사를 벌였다. 조사에서는 저장강박 패턴과 사유, 이웃의 스트레스와 갈등 수위, 사례관리사 방문에 따른 변화 등을 심층 관찰했다. 아울러 상태 개선에 대한 동의를 얻기 위해 대상자를 설득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청, 동주민센터, 신당·중림·유락사회복지관, 약수노인복지관 자원봉사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주거복지센터 실무자들이 함께하는 민관 통합사례관리회의에서 해결책을 마련하게 된다.

이미 두 가구에 대해서는 4~5월에 걸쳐 주거환경을 손보고 정신 건강을 되찾도록 전문기관에 연계했다. 4월에는 청구동 1가구, 5월에는 약수동 1가구에 대대적인 청소 작업을 실시해 집 곳곳에 쌓인 쓰레기를 수거하고 도배, 장판, 싱크대 교체, 수납공간 설치 등을 진행했다. 물건 정리요령 교육도 실시했다. 약수동 대상 가구(52년생, 남)의 경우 알코올 중독까지 겹쳐 냉장고 안까지 쓰레기를 방치하고 있었으며, 청구동 대상 가구(40년생, 여)도 방 안 가득한 쓰레기와 집 주변 고양이들로 주거기능을 상실할 만큼 심각한 지경이었다.

구는 나머지 일곱 가구에 대해서도 조사를 시작한다. 대상자 설득에 길게는 1년까지 소요될 수 있지만 완전 해결까지 지속하겠다는 것이 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환경 개선이 완료된 가구는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새로운 저장강박 의심가구도 추가 발굴한다.

서양호 구청장은 “일상으로 복귀해 공동체의 일원으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