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석 진 서대문구청장 “미래세대 위해 ‘지속가능성’ 실현하겠다”
문 석 진 서대문구청장 “미래세대 위해 ‘지속가능성’ 실현하겠다”
  • 문명혜
  • 승인 2019.06.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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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민선7기 서대문구의 비전을 듣는다
문   석   진 구청장
문 석 진 구청장

 

[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평화의 기운이 한반도 천지를 뒤덮고 있던 작년 7월, 4년 여정의 민선7기 지방정부가 출항의 닻을 올렸다.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는 아시아톱 민주주의 아성을 지키는 굳건한 수비대요, 전국의 모든 공동체를 평안하게 유지하는 주력군이다.

민선7기 지방정부들은 무슨 비전을 갖고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본지는 민선7기 1주년을 맞아 앞으로 여러차례에 걸쳐 서울시 자치구를 찾아 이를 확인하고 독자들에게 전하려 한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독립운동의 얼이 서린 곳이자, 새로운 차원의 복지행정으로 ‘복지1등구’의 전국적 명성을 얻은 서대문구 문석진 구청장 집무실이다.          -편집자주-

 

서대문구 사상 최초의 3선, 문석진 구청장은 투명행정을 강조하는 깐깐한 수장이자, 정책개발과 일로 승부 보는 걸 좋아한다.

직원들을 너무 몰아 부치면 싫어하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문 구청장은 크게 웃으며 체질이라 어쩔수 없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문석진 구청장은 3선의 매력은 사업의 지속성을 유지해 구민들에게 완성도 높은 사업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라며 대담을 이어갔다.

 

-서대문구 사상 최초 3선 구청장이다. 민선 5, 6, 7기 구청장으로서 오는 7월로 민선7기 취임 1주년을 맞게 되는데 소감은.

“7월이 되면 구청장 10년차가 되는데 오랜시간 지지를 보내주신 구민들께 감사드리고, 보내주신 성원에 구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으로 보답하겠다.

주민을 중심에 세우고 환경과 미래세대를 생각하는 지속발전가능한 지방정부를 만들어 나가겠다.”

 

-서대문구청장만 9년째인데, 임기 9년동안 서대문구의 변화를 총평하신다면.

“지난 9년동안 일관성 있게 ‘상생’과 ‘복지’ 중심의 구정을 펼쳤다. 동복지허브, 복지방문지도 같은 시스템을 개발해 여러 지방정부에 전파했고, 주민들과 함께 풀어가는 협치시스템을 정착시켰다.

과거 일방적 재건축은 지속가능한 권역별 맞춤전략으로 바꿨고, 전국 최초로 순환형 무장애 등산로를 만드는 등 사람을 구정 중심에 세우고 공존의 가치를 구정에 깊이 각인시켰다.”

 

-지난 9년동안 수많은 사업을 펼쳐왔는데, 구민들을 위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장애 안산자락길을 꼽고 싶다. 서대문 구민이든 아니든 남녀노소 누구나 다 좋아하고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사계절 모두 찾는 서대문의 명소다. 구청장에 부임 후 2011~2013년 첫 구간에 데크길을 만들었는데 장애인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직원들과 직접 산을 타면서 장애인이 산을 다 돌 수 있는 순환형을 구상해 완성했다.”

 

-실질적인 민선7기 원년이라 할 수 있는 올해 주력사업은.

“올해 역점사업은 구민의 삶을 변화시킬 미래공간, 도시인프라 구축 사업인데 홍제역 일대 지하공간을 조성하는 ‘홍제권역 활성화 프로젝트’가 대표사업이다.

‘홍제권역 활성화 프로젝트’는 홍제역에서 홍은사거리까지 230m 지하공간에 광장, 도서관과 주민편의시설을 조성해 낙후된 홍제권역 발전의 계기로 만드는 사업이다.”

 

-민선 5, 6기 신촌상권 부활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셨다. 투자효과는 보셨는지.

“많이 보고 있다. 신촌을 청년문화와 창의력 보고로 만들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 오고 있는데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상권도 활성화됐다. 차없는 거리 연세로 인근 상권을 예로 들자면 2015년에 월 평균 매출이 318억원이었는데 2017년엔 379억원으로, 20% 가까이 늘어났다.

며칠전에 인디밴드 한일전이 벌어졌고, 그 전주엔 왈츠페스티벌, 세계맥주축제가 열리는 등 주말에 신촌에 가면 항상 신나는 일이 생긴다.”

 

-지역균형발전은 많은 지방정부들의 중요한 정책과제인데 서대문구의 진행상황은.

“민선 5, 6기엔 아현, 신촌, 가좌, 홍제역세권 등 4대 권역에 집중해 왔는데 민선 7기 들어선 북아현, 서대문(충정), 신촌(연희), 가좌, 북가좌, 홍제(홍은)역세권으로 범위를 넓혀 6대 권역으로 확대했다.

권역별 발전전략은 지하도시 인프라, 문화 콘텐츠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지역공동체 활성화 등 수많은 사업들로 채워져 있고, 서대문구의 밝은 미래를 여는 중요한 사업이다.”

문석진 구청장이 주민들과 무장애 안산자락길을 걷고 있다.
문석진 구청장이 주민들과 무장애 안산자락길을 걷고 있다.

 

-무장애 안산자락길은 서대문구의 특화사업이자 자랑거리로 이름났는데 등산객의 반응은 여전한지.

“계단과 급경사를 없애 노인, 어린이, 장애인 등 보행약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든 안산자락길이 완성된 후 언론과 블로그 등을 통해 칭찬이 회자되고 타지역 주민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조사해보니 이용만족도와 재방문의사 모두 90% 가까이 나오고 세금 내는 게 아깝지 않다는 분들도 많다. 무엇보다 타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명품숲길로 인정받고 있다.”

 

-작년 9월 도심 노점상 정책의 새로운 대안으로 ‘신촌 박스퀘어’를 개장했는데 도입취지와 운영상황은.

“1980년대 이화여대 일대가 패션거리로 유명해지면서 유동인구가 크게 늘고 노점상이 생겨나 보행자들이 걷기 힘들만큼 복잡해져 강제철거 방식이 아닌 대화를 통한 상생방안을 고민 끝에 내놓은 것이 전국 최초 공공임대상가인 신촌 박스퀘어다.

박스퀘어는 독특한 외관과 스토리로 서대문의 새로운 명소로 회자되고 있고 다른 지방정부로 퍼져 나가고 있는 중이다.

박스퀘어엔 이대앞 거리가게 36개 중 24개가 입점해 있고, 창의적인 사업아이템과 실행력을 갖춘 19팀의 청년상인도 입주해 있다.

노점상인은 어엿한 자영업자로 전환해 저렴한 임대료 뿐 아니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장사할 수 있고, 이용하는 고객은 위생적인 음식을 쾌적한 공용공간에서 먹을수 있게 됐다.”

‘미래의 꿈’ 어린이들과 소방체험을 하고 있는 문석진 구청장.
‘미래의 꿈’ 어린이들과 소방체험을 하고 있는 문석진 구청장.

 

-일자리 부족으로 고통받는 청년들을 돕기 위해 전국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대문구의 경우는.

“청년 자신이 원하는 일, 단기적 성과보다는 지속성 있게 장기적으로 청년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청년창업가들이 사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신촌지역 모텔을 리모델링해 임대료 없이 관리비만 내는 ‘청년창업꿈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박스퀘어도 이 사업과 연계시켜 진행하고 있다.”

 

-올초 청장님은 신년사에서 1만2000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는데 구체적 실현방안은.

“일자리는 제일 어려운 영역이다. 1만2000개 일자리는 공공영역을 포함한 숫자이고 계층별 특성에 맞는 일자리와 복지, 돌봄, 환경, 청소 등 다양한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 사업으로 내 전공인 회계사 일과 접목해 ‘회계세무사무원’ 일자리를 만들기도 하고, 서북권역 합동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하는 등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는 소상공인을 위해 ‘제로페이’를 도입해 각 자치구에 사업활성화를 주문하고 있다. 서대문구의 가맹점 유치실적은.

“소상공인 간편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는 결제수수료가 0%여서 이것이 활성화 되면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게 확실하다.

현재 서대문구 제로페이 가맹업소는 4825개로 당초 전체 업체수 1만1877개 중 50% 가입을 목표로 했는데 목표의 80% 이상을 달성했다.

평가 결과 97점으로 서울시로부터 받은 20억원의 특별교부금은 소상공인의 경영안정화를 위해 재투자할 계획이다.”

신촌기차역 앞 ‘신촌 박스퀘어’ 전경.
신촌기차역 앞 ‘신촌 박스퀘어’ 전경.

 

-구도심 대표지역이라 할 수 있는 서대문구의 도시재생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서대문구의 도시재생은 곳곳에 새겨진 오래된 시간을 존중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지역의 특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균형있는 도시발전 전략을 세우고 천연동, 충현동, 홍은동, 신촌동 일대 등 4개 지역 권역별 특성을 살려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상생의 경제모델을 실현하기 위해 골목상권 활성화, 보행환경 개선, 주차문화 해결, 생활문화예술기능 강화, 청년문화 활성화 등 다양한 기능을 접목시켜 나갈 것이다.”

 

-올초 서대문구는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 직영화 방침을 밝혔는데 진행상황은.

“그동안 민간업체가 오랫동안 독점운영해 왔는데 노후장비 교체 시기가 지났는데도 개선이 되지 않아 직영화를 결심했다.

앞으로 전면적으로 시설을 개보수하고 함께 이용하는 주변 지방정부들과 협의를 마무리해 내년부터 직영체제로 정상가동하면 현재 톤당 13만원인 처리비용을 7만원 이하로 내릴 수 있어 구민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남은 임기동안 구정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각오와 비전이 있다면.

“서대문구정은 복지, 경제, 문화, 환경 등 구정전반에 걸쳐 타지방정부에 모범이 돼 왔지만 중앙정부 지원없이는 사업추진이 어려운 한계를 겪기도 했다.

앞으로는 구민들을 위한 사업을 보다 신속하고 과감히 추진할 수 있도록 분권운동에 앞장서고, 미래세대를 위해 모든 정책에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겠다. 무한경쟁과 양극화로 삭막해진 우리사회에 ‘사람’과 ‘공존’의 철학을 담는 일은 계속해 나가겠다."

 

-서대문구 발전을 위해 구민이나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9년간의 서대문 발전은 구민들과의 협치의 결과다.

구민들께는 앞으로도 구청과의 교감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실 것을 당부드리고, 직원들께는 미래지향적 사고를 갖고 서대문의 창조적 변화를 이끄는 주역이 돼 주길 부탁드린다.”

 

기자가 본 문석진 서대문구정 9년 / ‘워너비’ 찍고, 성장동력 찾아

문석진 구청장(좌측)이 ‘신촌 박스퀘어’ 내에 입점한 상인들을 격려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문석진 구청장(좌측)이 ‘신촌 박스퀘어’ 내에 입점한 상인들을 격려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문석진 구청장(좌측)이 ‘신촌 박스퀘어’ 내에 입점한 상인들을 격려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회계사 출신으로 세 번의 도전 끝에 2010년 7월 민선5기 서대문구 수장에 오른 문석진 구청장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대로 4년임기의 지방수령을 세 번이나 하는 동안 서대문구에 깊은 족적을 남겨 왔다.

문석진 구청장은 민선 5, 6기 8년동안 복지와 투명행정 분야에서 ‘독보적’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발군의 성과를 거둬왔다.

민원서류 떼는 곳으로 인식되던 동사무소를 촘촘한 복지망을 펼치는 복지전진기지로 전환하는 ‘동복지허브화’를 구축했는데 이는 이후 전국 지방정부의 ‘워너비’가 될 정도로 획기적 성과였다.

문석진 구청장은 외부에 감사를 맡기고 각 부서는 물론 자신의 업무추진비까지 공개하는 온갖 노력을 기울여 ‘청렴특구’라는 영예로운 별호를 얻기까지 했다.

청렴특구의 명성은 직원들이 유리벽 안에서 일하는 불편과 맞바꾼 것으로, 구정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해 집요한 드라이브를 건 후에야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었다.

문석진 구청장이 틈만 나면 자랑하는 두 개의 사업이 있다. ‘무장애 안산자락길’과 ‘100가정 보듬기’ 사업이다.

휠체어를 타고도 산을 즐기고, 민간기부자와 경제약자를 연결해 주는 두 개의 사업은 현시대 대한민국 크고 작은 지방정부들이 모두 추구하는 ‘공존’과 ‘상생’의 행정이념을 온전하게 녹여낸 것이니 문 청장이 자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구청장 3기째인 민선7기 들어 문석진 구청장은 ‘지속가능성’과 ‘청년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3년 후면 현행법이 정해 놓은 3선 데드라인 규정 때문에 서대문구를 떠나야 하는 미래를 대비하는 뜻으로 읽힌다.

권역별 발전전략을 세우고 콘텐츠, 특히 청년문화를 채워 서대문의 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 문 청장의 구상이다.

연세대 74학번으로 자신의 청년기가 배어있는 신촌은 오래전부터 청년문화가 넘치던 곳이었는데, 문화와 경제가 더욱 밀접해진 지금 청년문화를 강조하는 건 서대문의 전통을 지키면서 경제적 부흥도 꾀하는 다목적의 전략적 선택이라 할 수 있다.

3선 문석진 구청장의 대표 브랜드는 무엇일까. 본인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라는 답을 내놓았는데, 그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기자는 투입과 산출을 엄격하게 따지는 치밀한 계산력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회계사 출신임을 고려하면 꽤 합리적인 추론일 듯 싶다.

민선 5, 6기때 통했던 문석진 구청장의 계산력이 이번에도 맞아 떨어질지를 지켜보는 게 민선7기 서대문구정의 관전포인트다.

문명혜 기자 / myong511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