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와 민노총은 축구 대표 팀의 단합을 배우자
사설/ 정치와 민노총은 축구 대표 팀의 단합을 배우자
  • 시정일보
  • 승인 2019.06.2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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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희망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폴란드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의 쾌거를 거뒀다. 옛 기록의 먼지를 털어내는 데 36년이나 걸렸다. 1983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남자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후 처음이다.

당시 박종환 감독을 필두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카퍼레이드 하던 모습을 나이 지긋한 장년은 기억하고 있다. 지금의 시대와 비교하면 다소 촌스러운 색감의 사진에 흘러간 세월이 배어 있다. 축구 뿐 아니라 운동을 통해 젊은이들은 국민에게 늘 자신감을 안겨 주었다. IMF시절에 박세리의 하얀 맨발의 투혼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기도 했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렵고 정치는 혼돈을 거듭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젊은 청소년들이 희망의 성적을 안겨주어 잠 못 이룬 시간이 좋기만 했다. FIFA 주관 세계대회나 올림픽을 통틀어 한국 남자축구가 결승전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타깝게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역전패를 당해 우승컵을 들어올리지는 못했지만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는 점에서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일등공신 역할을 한 이강인 선수는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FIFA 주관 대회에서 골든볼을 수상했다.

대표팀이 준우승의 성과를 낸 과정은 우리 국회와 민주노총에도 적지 않는 시사점을 준다. 지금 우리 정치는 볼썽사나운 쌈박질만 일삼고 있다. 국회는 2개월여 무노동을 하면서도 봉급만 또박또박 챙겨가고 있다. 국민의 질타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일부 국민들은 지역구에 내려온 의원에게 쓴 소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당에 들어서면 지역의 민심은 온데간 데 없다. 이러한 의원들에게 세비를 주는 것에 심한 회의가 든다.

민노총에 대한 우려도 도를 넘고 있다. 일부 노조원들은 강성 노조에 반기를 드는 실정이다. 비현실적인 투쟁에 노조원들마저 반기를 드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 민노총은 U-20 월드컵에서 하나가 된 축구팀을 본받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 그들은 승리가 목적만은 아니었다. 하나 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며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경기를 가졌다. 그러한 과정으로 좋은 성적이라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국회는 일하는 국회, 하나 된 국회, 스스로 만족하는 의정을 펼치기를 바란다.

정치가 바로서지 못하면 곳곳에서 균열의 모습을 보이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종교계마저 옳지 않는 주장을 일삼고 있다. 정치가 바로서지 못한 결과다.

축구를 비롯한 모든 경기는 일치된 단합이 아니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비단 운동경기만이 아니다. 축구는 바다에서 할 수 없다. 축구는 하늘에서도 할 수 없다. 축구장에서 경기를 할 때 그림 같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 국회는 여의도 의사당이 경기장이다. 국회는 국민의 소리를 듣고 토론하는 모습이 좋은 기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