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어떠한 경우라도 욕심 때문에 본성을 잃어선 안돼
시청앞/ 어떠한 경우라도 욕심 때문에 본성을 잃어선 안돼
  • 시정일보
  • 승인 2019.06.2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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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只是欲蔽情封(지시욕폐정봉)하여 當面錯過(당면착과)하면 使咫尺千里矣(사지척천리의)니라.

이 말은 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써 ‘다만 욕심과 정 때문에 본성을 잃어 한 번 어긋나면 가늠할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인간은 큰 저택에 살거나 촉집에 살거나 삶의 참뜻을 알고 즐겁게 살아가는 데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욕심과 정 때문에 사람의 본성을 잃지 말자는 이야기이다. 익불사숙( 不射宿)이란 말이 있다. 주살로 자는 새를 잡지 않는다는 뜻으로 인자의 자비심을 이르는 말이다. 또한 애급옥오(愛及屋烏)란 말이 있다. 남을 사랑하면 그 집의 지붕에 있는 까마귀까지도 사랑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이야기이다.

사람의 본성이 살아있는 한 모든 사물은 사랑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모든 생물이 이 땅 위에서 완전히 존재하지 않게 됐다 하더라도 자비심은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존속해 있기 때문이다. 석가모니가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건강을 잃고 친구를 잃고 명예를 잃는다는 것은 그 어느 것이나 다 커다란 손실이다. 그러나 사람으로서 자비심을 잃는다는 것은 무엇보다 가장 큰 손실”이라고 했다.

작금에 들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이 조 단위 예산이 들어가는 현금 복지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여당은 내년 1월부터 이장·통장 기본 수당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50%인상하기로 하는 등 봇물처럼 쏟아지는 현금 복지정책에 따른 재정 지출은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더군다나 국가채무가 내년에 780조원을 웃돌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0%를 처음으로 넘어설 전망이며 내년 예산은 5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세수는 갈수록 줄어 국가채무가 급증하는 악순환 구조가 고착될 가능성이 농후한 시점이라 더욱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최근 경기불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속에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마당에 총선을 염두에 둔 현금 복지정책 남발은 선심성 퍼주기 정책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은 물론 나라 살림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 뿐이다. 총선에 표를 염두에 둔 현금 뿌리기로 나라 살림이 거덜 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위정자는 어떠한 경우라도 욕심 때문에 본성을 잃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사실을 직시, 중앙정부는 그동안 지자체들의 무리한 현금복지 경쟁을 제대로 교통정리하기보다는 선심성 복지 정책에 너무 치중한다는 지적을 받은 것을 꼼꼼히 되씹어봐야 할 것이다.

아울러 중앙정부는 최근 지자체들의 선심성 현금복지 경쟁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목소리를 경청하고 비효율적인 복지는 과감히 줄여 복지의 내실을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