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어떠한 경우라도 혈세를 결코 낭비해선 안돼
시청앞/ 어떠한 경우라도 혈세를 결코 낭비해선 안돼
  • 시정일보
  • 승인 2019.07.0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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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孟獻子曰(맹헌자왈) 畜馬乘(축마승)은 不察於鷄豚(불찰어계돈)하며 伐氷之家(벌빙지가)는 不畜牛羊(불축우양)하며 百乘之家(백승지가)는 不畜聚斂之臣(불축취렴지신)하니 與其有聚斂之臣(여기유취렴지신)이언정 寧有盜臣(녕유도신)이라.

이 말은 <대학>에 나오는 말로써 ‘맹헌자가 말하기를 수레에 매는 마필을 기를 정도의 집안이라면 닭이나 돼지를 키워 이익을 얻으려는 일을 넘보지 않으며 얼음을 베어다 쓸 수 있는 정도의 집안이라면 소나 양을 키워 이익을 얻으려는 일은 넘보지 않으며 네 필 말이 끄는 마차 백 대를 동원할 수 있는 정도의 집안이라면 백성의 재물을 무자비하게 긁어모으는 신하를 두지 않는 법이니 백성의 재물을 무자비하게 긁어모으는 신하를 두느니 차라리 도둑질하는 신하를 두겠다’라고 한 의미이다.

맹헌자는 노나라의 대부이다. 현명한 자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유능한 자를 예로써 대해 천하의 인재가 그의 곁에 모였고 노나라의 국정에 참여해 덕치를 폈다고 한다. 당시 대부에게는 일정한 구역의 영토가 주어져 세금을 받고 신하를 둘 수 있었다. 취렴지신은 백성의 재물을 무자비하게 긁어모으는 신하를 말하는데 맹헌자는 대부로서 자기 재량으로 신하를 둘 수 있다 한들 백성의 재물을 빼앗는 신하는 두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다. 여기서 도둑질 하는 신하란 대부의 재산을 도둑질 하는 신하로 보는 것이 옳다. 즉 맹헌자는 차라리 자기 자신의 재산을 도둑질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백성이 억울하게 재물을 빼앗기는 일은 절대 없게 하겠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작금에 들어 정부가 지난 3월 도입한 청년구직활동 지원금 이른바 청년수당이 본래의 목적대로 사용되지 않고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를 경악케 하고 있다. 취업준비생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정부가 살포한 일명 청년수당이 취업을 돕기는커녕 모럴 해저드를 부추기는 등으로 작용하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고용노동부의 ‘청년구직활동 지원금 사용 내역’자료에 따르면 한 수급자는 에어컨을 구매했으며 또 다른 수급자는 한약을 짓는 데 지출했는가 하면 구직 과정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며 40만원을 들여 닌텐도 게임기를 사거나 문신 제거 비용으로 33만원을 결제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수당 월 50만원씩 6개월 300만원은 ‘눈먼 돈’으로 전략한 셈이 됐다. 취업난에 고통을 겪는 청년 세대의 피눈물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국가와 사회가 어떤 노력도 아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정교하지 못한 정책은 가뜩이나 구직난에 허덕이는 청년을 더욱 타락시키고 근로 의지는 약화시킬 뿐이란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