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칼럼 / 관광시스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단체장칼럼 / 관광시스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 김영종 종로구청장
  • 승인 2019.08.0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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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종 종로구청장

 

[시정일보]흔히 관광산업을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한다.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없어도 고용과 소득창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문화교류, 국위선양 등의 역할을 할 수 있어 ‘보이지 않는 무역’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각국에서는 관광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해 왔다.

우리나라도 관광산업을 육성해 오면서 지금까지 관광객 수에 의존하는 양적, 경제적 성과중심의 관광정책을 펼쳐왔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1500만명이다. 관광산업 성장으로 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서울의 도심은 관광 수용력의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다. 쓰레기 처리문제, 소음과 사생활 침해 등 주거환경이 악화되었다. 그리고,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 불법주정차 등의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는 도심 내 관광버스 진입으로 인한 교통체증 문제다.

도심 내 관광버스가 늘어나면서 도심의 주차난은 심각한 수준이 되었다. 관광객의 증가로 주차장은 포화상태가 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불법 주정차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종로구와 중구의 관광버스 주차면은 약 265면이 있는데 종로구에만 주말 하루 약 2000대의 관광버스가 집중되고 있어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얼마 전 이탈리아의 피렌체를 방문한 적이 있다. 약 38만명이 살고 있는 작은 도시지만 연간 약 1,000만명의 관광객이 집중되는 대표적인 관광도시다. 이 곳은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해 ‘트램비아’라는 여객 이동수단을 마련하여 도심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매우 인상 깊었던 점은 교통량 감소로 인해 시민 건강증진 및 역사유적 보존을 목표로 하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주요정책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중교통과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관광버스 주차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도심 외곽에 관광버스 주차공간을 확보한 후 친환경 셔틀버스를 운행하여 관광객들이 도심으로 진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관광시스템을 차량중심에서 보행중심으로 전환한다면 보행자의 안전확보는 물론 환경오염도 예방하여 더욱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보행자가 많아지면서 주변상점의 매출도 증가할 것이다.

그리고, 도심 내 인접 지방정부들이 도심관광협의체를 구성하여 관광시스템 개선을 위한 공동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방법도 하나의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다.

최근 한양도성 녹색교통지역 운행제한, 미세먼지 저감대책 시행,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추진 등으로 도심 내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금이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시민단체,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할 때다. 양적 성장만을 목표로 한 성과 중심의 관광정책에서 양질의 지속가능한 관광시스템으로 변화해야 한다.

환경, 사람, 도시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사람중심의 명품도시가 될 수 있다. 거주민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이 좋은 기억을 가지고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나라가 관광대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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