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말이 전도된 정기총회
본말이 전도된 정기총회
  • 시정일보
  • 승인 2007.02.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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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利憲 기자 wine@sijung.co.kr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코엑스 그랜드 볼룸에서 열렸던 ‘전국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 2007년 정기총회’는 본말이 전도된 채 막을 내렸다.
본말이 전도된 이유는 내빈으로 초정되어 참석한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들의 행보를 취재하기위해 몰려든 기자들의 취재경쟁으로 인해 시작되었고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순으로 이어진 축사시간에 절정에 달했다.
이날의 행사는 협의회가 협의회원인 전국의 230개 기초의회 의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부 ‘풀뿌리 자치가 나라를 살린다’라는 특강에 이어 제2부 개회식 제3부 정기총회의 순으로 진행되었으나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은 제2부 개회식의 내빈축사에서 비롯됐다.
물론 오는 12월19일 실시되는 제17대 대통령선거가 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적인 문제에서 올인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이날 행사에서의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들의 행보를 취재한 각종 언론매체도 본말이 전도된 상황에 일말의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방송매체 및 다음날 조간과 석간 등 인쇄매체에 보도된 사항에 완전히 본말이 전도되어 대선예비주자들에 대한 행보만 포커스로 맞춰져 ‘전국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 2007년 정기 총회’가 오히려 들러리 역할을 한 것으로 조명된 것이다.
따라서 나라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대선이라는 큰 문제를 생각하여야 당연하겠지만 역사의 수레바퀴가 쉬지 않고 돌아가듯이 사회전반에 걸친 여타문제 또한 간과하여서는 안된다는 가벼운(?)교훈이 이날 행사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무슨일이든지 본말이 전도된다면 사회질서가 무너지고 민주주의 또한 괴멸할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우리 모두는 다시 한번 음미하여야 할 시기라 생각된다. 앞으로 제17대 대선까지는 약 10개월 여가 남아 있어 이번 행사와 같은 일은 비일비재하겠지만 본말이 전도되고 주객이 전도되는 사항의 발발은 결코 대선주자들에게도 이득이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지혜와 슬기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