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내가 죽어도 아무도 모르겠지
시정칼럼/ 내가 죽어도 아무도 모르겠지
  • 임춘식 논설위원
  • 승인 2019.09.0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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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논설위원 (한남대 명예교수)
임춘식 논설위원
임춘식 논설위원

[시정일보]  ‘인생 100세’ 시대, 혼자 사는 고령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전과 같은 3세대 동거가 줄어들면서 반려자와 사별한 “외톨이‘가 되는 것은 다른 사람만의 일이 전혀 아니다. 독거, 1인 가구, 혼밥, 혼술이라는 용어가 평범해진 요즘 시대에는 혼자인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고령사회, 혼자 사는 노인의 10년 혹은 20년 후를 예측하기 어렵다. 1인 가구가 절반이 넘은 세태로 바뀜에 따라 여러 가지 애기들이 나온다. 무엇보다도 다가올 미래가 희망보다 늙음과 연약함인 노인에게는 공포와 같은 불안이 함께한다. 우리와 상관없는 먼 미래의 일일까.

속칭 독거노인이란 보호자 없이 혼자 사는 노인. 만 65세 이상의 홀로 사는 노인을 말한다. 독거노인은 가족, 친구, 이웃 등 사회적 관계망과의 교류가 단절되고 사회적 역할상실에 따른 외로움과 고립감 등으로 사회단절에 따른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높다. 물론 정부에서는  독거노인을 지원하고 있지만 진퇴양난이다.

혼자 사는 노인을 부양하지 않는 도덕적 의무를 다하지 않는 누군가를 훈계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독거 노인들에게 가장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진솔하게 고민해야 한다.

어쨌든 일찍이 고령화를 겪은 나라들은 고령인구를 위한 사회복지체계가 정비되어 있으나, 오랫동안 가족 내에서 노인복지를 담당해 왔던 한국 사회는 고령자를 위한 사회보장제도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다. 이제 누구를 탓하기엔 이미 팔부능선을 이미 넘어섰다.

그래서 급격한 인구 감소의 시대를 맞아 가족이 없이 혼자 사는 독거노인이 증가하면서 가족으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없으며 다양한 만성질환에 자주 시달려 기본적 일상생활을 영위하기도 쉽지 않은 독거노인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그리고 청장년층이 겪고 있는 취업난과 경제적 어려움, 이른 시기의 가족구조 해체는 사회적 고립을 불러와 새로운 고독사 위험군을 형성하고 있다. 통계상으로 60세 이상의 무연고 사망자 비율이 60%로 여전히 높지만, 한창 일할 나이인 60세 미만의 고독사 비율이 33%나 된다는 점은 노인 비율이 치솟는 고령 사회에서 청장년층이 처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고령화로 수명은 늘어났지만 가족의 돌봄을 받지 못하고 사회적 부양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노인들이 대다수다. 자식들과 떨어져 사는 노인들의 처지가 난민들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독거노인이 자녀들의 도움을 받지 않는 노인들을 가리켜 ‘노인 난민’으로 칭한다. 고령화에 따른 노인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를 담은 용어라 생각할 수 있다.

특히 급격한 고령화와 장수화로 노후생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의식주 등 기본생활을 해나가지 못하거나 가족과 사회에서 소외되어 일상생활에 큰 곤란을 겪는 노인들이 급증하는 노후 난민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거나 75세 이상 인구가 20%에 도달하는 시기에 ‘갈 곳 없는 고령자=노후 난민이 양산될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 난민은 폭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한국 사회의 노인 복지 수준은 노인 빈곤률 세계 1위가 말해주듯,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대가족 제도는 붕괴되었고, 가족들이 전국에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흩어져 있으며, 젊은이들도 생활이 어려워 출산율이 세계 최저로 떨어진 상황이다. 노인연금과 노인을 위한 복지지출을 대폭 늘려서 국민 전체가 윗세대에게 ‘집단 효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왔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이 배우자 또는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보다 우울증이나 불안을 유발하는 정신장애를 겪을 위험이 2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은 성별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정신장애가 생길 위험이 크며, 그 주요 원인이 외로움과 고독이다.

고령자뿐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혼자 사는 사람이 정신장애를 겪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외로움’이다. 외로움이 장기간 지속되면 사회적 고립감을 넘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자살로 이어 진다

고독사란 어떤 것일까. 옆에 아무도 없이 혼자서 숨지고, 시신은 죽은 후 24시간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를 말한다. 자살과 타살은 포함되지 않는다. 혼자 살다 병으로 갑자기 쓰러져 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죽어도 아무도 모르는 시대에 살고 있다. 독거노인은 2010년 102만 여명으로 계속 증가한데 이어 2019년에는 151만 여명으로 전체 노인의 20 %에 이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독거노인의 마음가짐이다. 고립 생활에 빠지기 전에 주민들과 어울리는 환경조성이 중요하다. 나아가 ‘고독사 예방 캠페인’도 전개해야 하며 홀몸노인들의 고독사를 주제로 애니메이션 DVD를 자주 보여주는 캠페인도 벌려야 한다. 홀몸노인들이 사회로 복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이지만 대책은 간단하다.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나 친척에게 전화하고 매일 한 명 이상과 인사를 나누고 정다운 이웃이 있으면 된다. 우리 모두 고독을 달래주는 친구가 되어 주자. 남의 문제로만 치부하기보다는 '나'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모두가 보다 주의 깊게 둘러보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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