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명절 性평등했나” 서울시민 점수 49.6점
“올해 설 명절 性평등했나” 서울시민 점수 49.6점
  • 이승열
  • 승인 2019.09.11 08:00
  • 댓글 0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서울시 성평등 명절사전’ 발표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서울시민이 직접 겪은 성평등 명절 사례를 담은 <서울시 성평등 명절사전> 3번째 편을 10일 공개했다.

이번 <서울시 성평등 명절사전>은 지난 2월1~11일 설 명절 연휴 기간 동안 시민 2044명(여성 1556명 76%, 남성 488명 24%)을 대상으로 성평등 명절 사례, 성평등 체감점수, 호칭 변경안 등에 대해 실시한 의견조사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서울시 성평등 ○○사전’은 시민의 생활 속 언어와 행동을 성평등하게 바꾸자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시민참여 캠페인 이름이다. 

이번 성평등 명절사전의 내용을 보면, 먼저 1298명(63.5%)이 성평등 명절 사례를 제시했지만, 성평등 명절을 겪어본 적 없다는 응답도 358건이나 됐다. 

성평등 명절 사례 중에서는 명절음식 준비, 운전, 집안일 등을 나눠서 한 것(867명, 66.8%)이 가장 많았고, 명절 방문 순서를 평등하게 한 것(297명, 22.9%)이 그 뒤를 이었다. 한 명절에 시가·처가를 정해서 간 것, 명절 당일 아침에 시가에만 있던 관행을 바꾼 것 등이 포함됐다. 

명절 음식 준비를 간소화하거나, 집에서 밥을 해먹는 대신 외식을 한 사례를 꼽은 시민들(78명)도 있었다. 가사 노동 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결과적으로 성평등 명절을 보냈다고 여긴 것이다. 

이밖에 △차례 지낼 때 남녀가 같이 절을 한 경우 △남녀 구별된 상을 받다가 같이 밥을 먹은 경우 △양가 부모님 용돈을 동일하게 드리고 아이들 세뱃돈을 아들 딸 구별 없이 준 사례 등도 성평등 사례로 제시됐다. 

“2019년 설 명절은 얼마나 평등하다고 느꼈나”라고 묻는 ‘성평등 명절 체감 점수’는 평균 49.6점으로 집계됐다. 여성 평균 점수는 44.05점으로 50점보다 낮았지만, 남성 평균점수는 67.13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명절에 성평등을 전혀 경험할 수 없었다!”며 0점을 준 사람도 129명(여성 127명, 남성 2명)이나 됐다. 반면 “이 정도면 세상 좋아졌지! 성평등해!”라고 생각하며 100점을 준 사람도 80명(여성 33명, 남성 47명)이었다.

가족의 호칭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대표적인 불평등 호칭으로 꼽히는 “‘서방님’, ‘도련님’, ‘아가씨’를 어떻게 바꿨으면 좋겠나”라는 질문에는 이름에 ‘씨’나 ‘님’을 붙여 부르자는 의견(각각 48.8%, 51.9%, 52.5%)이 많았다. 

이번 추석에도 명절 성평등 체감 점수 및 체감 사례에 대한 시민 의견조사가 진행된다. 11일부터 18일까지 재단 누리집(www.seoulwomen.or.kr)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한편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추석 명절을 맞아 시민 참여 이벤트를 진행한다. 성평등 명절카드 3종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지인 또는 SNS에 공유한 이미지를 재단 전자우편(newsletter@seoulwomen.or.kr)으로 전달하면 된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성별 고정관념에 따라 특정 성에 짐을 지우는 것들을 개선해 나간다면 모두가 더 행복한 명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