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복지 한우물 "다시 태어나도 나는 복지사"
31년 복지 한우물 "다시 태어나도 나는 복지사"
  • 김소연
  • 승인 2019.09.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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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천 공공복지 행정대상' 수상 정영자 노원구 생활복지과장
정영자 노원구청 생활복지 과장(가운데)이 지난달 28일 라마다 프라자 제주 호텔에서 열린 '제2회 방한천 공공복지행정 대상' 시상식 후 상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영자 노원구청 생활복지 과장(가운데)이 지난달 28일 라마다 프라자 제주 호텔에서 열린 '제2회 방한천 공공복지행정 대상' 시상식 후 상패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복지부 '洞 기능 강화 시범' 이끌며

서울시 '찾동사업'에 모티브 제공

장애등급 폐지 등 공공복지 새지평

 

[시정일보] 노원구청 정영자 생활복지 과장이 지난달 28일 열린 ‘제2회 방한천 공공복지행정 대상’ 시상식에서 ‘복지행정 실천분야’ 수상자로 선정돼 공공복지행정 대상을 수상했다.

‘방한천 공공복지행정 대상’은 공공복지의 최일선에서 맡은 바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사회복지공무원들을 위해 2018년 한국사회복지공제회 주관, 방 병원 후원으로 제정됐으며, 전국 2만3000명의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 및 단체 중에서 귀감이 되는 대상자를 발굴·포상하는 공공복지분야 전국 최고 규모의 상이다.

정 과장은 “31년 공직 생활을 인정받는 것 같아서 감회가 남다르다. 큰상으로 격려해주신 방병원 방한천 원장님과 한국사회복지공제회 강선경 이사장님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다. 앞으로 남은 공직기간 동안 후배들을 위한 근무여건 개선과 어려운 이웃을 위한 복지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하며, “상을 받기까지 어려운 여건에서도 함께 해온 후배, 동료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번 상이 더 뜻깊은 이유는 31년 공직생활을 총망라했기 때문이다. 정영자 과장은 1988년 사회복지 전문요원 1기로 공직에 입문해 31년 동안 공공사회복지 영역에서 복지행정 업무를 맡아왔다.

정영자 과장이 수상자로 선정 된 데는 보건복지부의 ‘동 기능강화 시범 사업’을 유치해 정부 및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의 초석을 마련하고, 장애등급제 폐지 등 공공복지 전달체계 개편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정 과장은 2013년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하는 전달체계 개편 공모사업에 선정돼, 시범 사업으로 2014년 1억원을 지원 받아 중계2·3동 주민센터에서 복지팀을 두 팀으로 구성했다. 기존 동 주민센터에서는 복지팀이 한 개뿐이라서 민원인 응대와 사례 관리를 함께해서 전문성이 결여됐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복지팀을 두 팀으로 구성해 주민센터 방문 민원인을 응대하는 민원관리팀과 직접 찾아가서 위기가정에 자원을 연결해주는 사례 관리팀으로 나눠 전문성을 높였다.

이 사업이 인정받아 현재 서울시 전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의 뿌리가 됐다.

또한 정 과장은 장애등급제 폐지 시범 사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진행한 시범사업은 기존 1~6등급까지 있던 장애등급을 중증, 경증으로 나눠 등급별로 받던 서비스를 맞춤형 서비스로 시행했다. 특히 장애인 콜택시 서비스를 운영해 병원을 갈때와 올 때에 같은 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이동 편의성을 높였다. 병원뿐만 아니라 경기도에 있는 친지집을 방문할 때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 만족도를 높였다.

정 과장은 “31년 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97년도에 4~5살 아이가 학대 받는 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방문했을 때다. 아이를 안아 봤을 때 베개처럼 가벼워서 놀랐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아이 온 몸에 멍이 많이 있었다.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고 싶었지만 그 당시에는 ‘아동폭력 방지법’이 없어서 부모 허락 없이는 데려갈 수가 없었다. 다행히 우여곡절을 겪고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서 치료를 받게 했었다”고 말하며 그 당시 어려웠던 상황을 말했다.

더불어 정영자 과장은 “사회복지는 내 적성에 딱 맞는다. 다시 태어나도 사회복지사가 될 것이다. 공무원이 하는 일은 크게 규제와 시혜가 있는데, 시혜 업무를 맡아서 국가 예산으로 내가 직접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정영자 과장은 이번 수상에서 받은 시상금 200만원을 노원교육복지재단에 청소년 장학금으로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