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한 마디의 말로써 천지의 조화를 깨뜨릴 수 있어
시청앞/ 한 마디의 말로써 천지의 조화를 깨뜨릴 수 있어
  • 시정일보
  • 승인 2019.09.2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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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有一念而犯鬼神之禁(유일념범귀신지금)하며 一言而傷天地之和(일언이상천지지화)하며 一事而釀子孫之禍(일사이양자손지화)하나니 最宜切戒(최의절계)니라.

이 말은 ‘한 가지의 생각으로 하늘의 계율을 범하게 되고 한 마디의 말로 천지의 조화를 깨뜨리며 한 가지의 일로 자손의 불행을 빚는 수가 있다. 깊이 경계해야 할 일’이라는 의미이다.

생각과 말과 일이 서로가 연계돼 있다. 생각 없는 말이 있을 수 없고 말 없이 어떤 일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일은 시시각으로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생각은 나름대로의 갖가지 말을 만들어 내기 마련이다. 사불급설(駟不及舌)이란 말이 있다. 논어에 나오는 말로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빠른 마차라도 혀의 빠른 것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말은 한 번 하면 빨리 퍼지고 또 취소하기도 어려운 만큼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말뿐이 아니다. 말도 그렇지만 생각 또한 신중해야 한다. 신중한 생각에서 신중한 말이 나오고 신중한 행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행동은 입보다 크게 말한다는 영국의 격언도 있지만 행동 하나하나에 상황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곳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싶다.

작금에 들어 연세대 교수가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매춘 여성에 비교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연세대 교수는 최근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정부)이 아니다”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매춘부와 과거 위안부를 동급으로 보는 것인가’라는 학생 질문에는 “그런 것과 비슷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더군다나 학생들이 “일본이 좋은 일자리를 준다고 속여 위안부 피해자를 데려갔다”고 반발했다고 한다. 질문한 여학생에게는 “궁금하면 (매춘) 한번 해볼래요.”라고까지 했다는 것이다. 정말 기가 차고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일제강점기 위안부 강제동원은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 등을 통해 일본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유명대학 교수가 버젓이 이런 주장을 하다니 어이가 없다.

우리나라는 학문과 사상의 자유가 보장돼 있지만 거기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 법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같은 생각을 가진 자체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한 많은 세월을 보내 온 일본군 강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가슴에 또 다시 대못을 박는 이런 굴절된 역사인식에 의한 망언은 결코 없어야 하며 학교 당국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신속한 조사를 거쳐 그를 하루빨리 퇴출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