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집안을 가지런히 한 다음 제가하고 치국해야
시청앞/ 집안을 가지런히 한 다음 제가하고 치국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19.10.0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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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는 先治其國(선치기국)하고 欲治其國者(욕치기국자)는 先齊其家(선제기가)하고 欲齊其家者(욕제기가자)는 先修其身(선수기신)하니라.’

이 말은 대학에 나오는 말로써 ‘옛날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의 나라를 잘 다스렸고 자신의 나라를 잘 다스리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의 집안을 가지런히 관리했고 자신의 집안을 가지런히 관리하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을 수양했다’는 의미이다.

옛날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했던 사람이란 옛날의 성왕 堯(요)·舜(순)·禹(우)·湯(탕)·文武(문무) 등을 일컫는다. 이들은 완전한 인격을 갖추고 최고의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역사상 덕치주의를 완성시킨 전형적인 예로 등장한다.

근본과 말단을 알고 먼저 할 것과 나중에 할 것을 깨달아 실천에 옮기는 것이 군자의 모습이다. 군자의 수양은 여기서 끝나지 않으며 밝은 덕을 밝혀 백성을 새롭게 한다고 했는데 백성을 새롭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자신이 타고난 인격완성의 소질을 계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야말로 군자가 할 일의 마지막 단계이며 군자라면 누구나 이에 뜻을 두고 매진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뜻을 두었다고 해서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는 것은 말단이요 나중에 할 일이기 때문이다. 천하 사람들이 밝은 덕을 밝힐 수 있게 하려면 먼저 천하보다는 작은 규모인 한 나라를 잘 다스려야 하며 한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먼저 그보다 작은 규모인 한 집안을 문제없이 잘 관리해야 하며 한 집안을 문제없이 잘 관리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잘 수양해야 한다.

작금에 들어 여야가 국회의원 자녀의 입시를 전수 조사하기로 말했지만 구체적 논의과정에서는 합의에 실패했다는 데 대해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모두 전수조사에는 이견이 없다고 했지만 시기에 대해서는 당리당략에 따라 야당은 ‘조국 사태'가 마무리된 뒤 하자고 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따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른 시일 내에 착수하자고 주장했다.

야당이 시기를 빌미로 뒤로 빼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여론의 화살은 야당으로 향할 것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의원 자녀의 입시에 대한 전수조사는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시기·절차·방법 등에 대한 예비논의부터 즉각 착수해 전면 조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