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동대문벚꽃길 야외갤러리’ 산책의 즐거움
기자수첩/ ‘동대문벚꽃길 야외갤러리’ 산책의 즐거움
  • 정수희
  • 승인 2019.10.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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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동대문구 중랑천변 장안벚꽃길에는 ‘동대문벚꽃길 야외갤러리’라는 것이 있다. 8월에 조성된 이곳은 지난 4월 ‘동대문봄꽃축제’ 때 구민들로 구성된 ‘포토클럽’이라는 사진 동호회가 중랑천변에 작품을 전시한 것을 긍정적으로 본 유덕열 구청장의 지시로 추진됐다.

중랑천을 끼고 군자교, 장평교, 장안교로 이어지는 ‘장안벚꽃길’은 총 길이 5.9㎞에 도보로 약 2시간이 걸린다. 구는 그중 장평교와 장안교 사이 약 900m 구간에 사진 3점씩을 게시할 수 있는 전시대 총 20개를 설치하고 곳곳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직접 체험하기 위해 동대문구민회관에 차를 대놓고, 장평근린공원을 지나 육교로 맞은편 산책로에 들어섰다. 군자교와 장평교 정중앙쯤 되는 곳에서부터 장안교 방면으로 걷기 시작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중랑천이 흐르고 있었다. 햇빛이 강한 날 오후였지만, 강바람이 불어오니 시원하게 느껴지고, 사악- 하는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와 새소리가 듣기 좋았다. 아래에 양옆으로 차도가 인접해 있어서 자동차 내달리는 소리는 별로였지만. 시선을 멀리 두니 오른쪽에 배봉산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10분쯤 걸어 장평교까지 왔다. 다리 아래를 지날 때는 선농단, 서울약령시, 경동시장 등 동대문구 명소 12선의 사진이 걸려 있어서 눈이 심심치 않았다. 천천히 20분을 더 걸으니, 드디어 오른편에 첫 전시대가 눈에 들어왔다. (사)한국사진작가협회 동대문구지부 소속 작가들이 겨울산과 프라바난사원 등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철제로 만든 고정판에 사진이 담긴 플라스틱판을 끼울 수 있도록 제작된 전시대 위쪽에는 홈을 만들어 전선을 연결해, 불빛이 은은하게 비치도록 드러나지 않게 조명이 설치돼 있었다. 구 관계자는 “저녁이나 밤에도 주민들이 사진을 관람할 수 있도록 밤 11시까지 불을 밝혀, 가을밤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산강, 덕유산 등 풍경을 담은 작품도 보이고, 가로·세로 모양의 다양한 사진을 사진으로 담으려니 역광이다. 낮에는 눈으로만 감상해야겠다. 발바닥에 땀이 날 때 즈음 20분이 더 지났다. 소담한 크기의 ‘장안벚꽃길 작은도서관’과 흔들의자를 보면서 미소가 피어오르던 찰나, 장안교가 보인다. 자, 이제 온 만큼 돌아가야 한다. 평상에서 장기를 두고 계신 어르신들을 뒤로 하고, 은석초등학교 방향으로 꺾어 내리막길을 걷는다. 차들이 쌩쌩 달린다. 어딘가 목적지를 향해 차로 다닐 때는 볼 수 없던 모습들을, 걸으며 봤다. 걷기 좋은 시절이다. 걸으며 관람할 수 있는 야외갤러리가 더 생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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