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MF 총재, 대규모 경제 붕괴 경고
사설/ IMF 총재, 대규모 경제 붕괴 경고
  • 시정일보
  • 승인 2019.10.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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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요즘 개혁을 둘러싼 심한 갈등이 한국사회의 모든 것처럼 보일 정도다. ‘소는 누가 키우는가’라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정치와 개혁도 좋지만 경제가 우선이라는 말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신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한 취임 일성을 한국 정부와 재계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신임 총재는 세계적 경제위기가 당면의 현실이라고 말한다. 그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이어져 거대한 경제붕괴가 닥칠 수 있다”면서 세계 각국의 신속한 행동을 촉구했다. 글로벌 경제여건이 더 악화하기 전에 성장을 촉진할 공공투자와 구조개혁에 나서라는 주문이다. IMF 총재가 취임하자마자 글로벌 경제위기를 강조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위중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상황에 한국의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세계 자동시장에서 보이지도 않던 중국이 한국을 앞지르고 말았다. 비단 자동차업계뿐만이 아니다. 우리 산업의 여러 곳에서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더욱 주목할 것은 IMF의 위기 경고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총재가 해가 비칠 때 지붕을 고쳐야 한다고 했지만 구름 끼고 소나기 내리는 상황이라 더 이상 수리를 늦출 수 없다”고 역설했다. 유럽과 중국의 경기 하강이 뚜렷해지고 있다. ‘나 홀로 호황’을 구가하던 미국마저 둔화 조짐이 나타나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비관적인 세계 경제지표는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학자들이 개발한 세계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가 8월 348을 기록해 1997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로 치솟아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세계적인 상황이라며 느긋하게 보아서는 안 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중국 등의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잇따라 수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여건이다.

글로벌 경제위축은 한국경제에 가장 큰 악영향을 준다. 내수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상식이 되고 있다. 주 52시간의 무리한 추진에 대해 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은 대통령과 재벌의 대화에서도 이미 드러났다. 정부는 기업과 좀 더 치밀한 접촉이 필요하다. 여야는 물론 국회의 분위기도 경제로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 청년실업과 노년층의 극단적인 선택은 경제와 무관하지 않다.

정부를 향한 질책의 말보다는 책임지는 국회가 돼야 한다. 나라의 경제가 내우외환에 몰리는 현실에 국회는 무엇을 하는가 자문자답을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대안의 정치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의욕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경제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정책의 대전환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