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에서 만나요, 새우젓이 맛나요!
마포에서 만나요, 새우젓이 맛나요!
  • 정수희
  • 승인 2019.10.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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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일, ‘제12회 마포나루 새우젓축제’
새우젓을 실은 황포돛배가 입항하는 모습
새우젓을 실은 황포돛배가 입항하는 모습

[시정일보] '얼굴이 까맣게 탄 사람은 마포 새우젓장수이다'라는 옛말이 있다.

"조선시대에 마포 사람과 왕십리 사람은 얼굴과 목덜미만 봐도 구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포 사람은 얼굴이 새까맣고, 왕십리 사람은 목덜미가 새까맣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마포 사람은 이른 아침 새우젓을 지게에 지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도성 안으로 들어오고, 왕십리 사람은 이른 아침에 채소를 지게에 지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해를 등지고 도성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 신현배, <서울 옛이야기>

즉, 마포 새우젓장수는 아침에 햇살을 안고 도성으로 새우젓을 팔러 가 얼굴이 까맣게 탔기 때문인데, 그만큼 마포 곳곳에는 새우젓장수의 삶이 배어 있었다.

이처럼 옛 마포나루를 통해 유통되던 ‘새우젓’이라는 마포 고유의 전통을 현대의 아이콘으로 복원한 것이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다. 활력이 넘치던 옛 마포나루의 모습을 재현하고, 한강, 새우젓, 황포돛배라는 전통 포구문화와 현대문화가 어우러진 문화관광축제다. 과거 도화동에서 소규모로 개최해오던 ‘마포나루 복사골 새우젓축제’를 2008년부터 구 단위 행사로 확대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올해로 12번째를 맞이하는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실속 있는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 김장을 준비해야 하는 알뜰주부에게는 질 좋은 새우젓을 제공하고, 농어촌에는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는 상생과 소통의 나눔 축제다. 지난해에는 방문객 65만여명이 축제장을 찾았다.

마포구(구청장 유동균)는 ‘제12회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를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서울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 서울월드컵경기장 남문데크 일대에서 개최한다.

지난해와 다른 점은 축제 공간을 확장, 스토리텔링화해 구성하고 일자별로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강화한 것이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이번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는 주민이 즐기는 축제에서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주민주도의 축제로 운영한다"며 "이를 위해 축제 슬로건 공모전과 사진 콘테스트를 개최하는 등 자원봉사자 참여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축제 슬로건은 ‘마포에서 만나요, 새우젓이 맛나요!’다.

또, 올해는 기존 서울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까지이던 축제공간을 서울월드컵경기장 남문데크 일대로 확장하고, 축제공간별로 전통존, 현대존, 미래존으로 스토리텔링화해 구성했다.

이와 함께, 23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창현거리노래방, 새우K-POP페스티벌, M-PAT 클래식음악축제 등을 마련함으로써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즐기는 축제로 재탄생시켰다.

축제가 열리는 사흘간 서울월드컵공원 평화광장 일대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조선시대 나루터로 꾸며진다. 황포돛배 입항, 고을사또의 새우젓 검수, 초가부스와 전통복장을 한 전문연기자 등 과거 한양에 새우젓과 소금을 공급하던 주요 포구인 마포나루터의 옛 모습을 연출한다.

축제 첫날인 18일, 마포구청 앞 광장에서 서울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까지 새우젓입항을 맞이하러 가는 ‘마포나루 사또행차 행렬’로 축제의 서막을 알릴 예정이다. 행렬에는 사또, 보부상, 포졸, 취타대, 지역 주민 등 약 2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마포나루 사또행차 행렬’이 행사장에 도착하면 마당놀이 형식의 입항재현과 마포나루터 개장식이 진행된 후 사또의 개장선언으로 축제가 시작된다.

개장식 후에는 삼개글짓기 대회, 새우젓 경매, 외국인과 함께 하는 김치 담그기 행사, 마포구민의 날 기념식이 이어진다. 황포돛배와 도화낭자, 마포팔경을 소재로 한 마포귀범 주제영상도 상영된다. 개막 축하공연으로는 뽀빠이 아저씨로 유명한 이상용의 사회로 방송프로그램(청춘노래자랑)과 연계해 마포나루 가요제가 진행된다. 가을밤의 낭만과 정취를 더해 줄 오페라단 르엘의 재즈공연이 첫날의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이다.

둘쨋날인 19일에는 구민과 새우젓축제 참가자들이 함께하는 건강걷기대회로 문을 연다. 이어, 황포돛배 입항재현마당극과 품바공연, 새우젓경매체험으로 즐겁고 흥겨운 축제 분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기대된다. 축제장을 방문한 가족, 연인, 친구끼리 팀을 이뤄 마포와 새우젓 등에 대한 퀴즈를 풀어보는 가족골든벨, (예비) 부부 사연을 받아 결혼식을 진행하는 새우신랑신부 전통혼례식도 함께 열린다.

또한, 관객들이 직접 참가해 노래 실력을 뽐내는 창현거리노래방을 통해 축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새우K-POP페스티벌에는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다빈치, 에이프릴 등이 출연해 한 층 더 젊어진 새우젓축제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50년 이상 동고동락한 부부를 모시고 전통혼례 금혼식을 진행하며, 축제장 곳곳에서는 트롯-비보이 공연, 어린이대상 입항재현마당극, 줄타기 등 마포장터 공연을 선보여 축제의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사흘간 이어진 축제의 대장정은 열린음악회 형태로 진행되는 M-PAT 클래식음악축제와 밤하늘을 불빛으로 수놓는 화려한 불꽃놀이로 막을 내릴 계획이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는 명실공히 서울의 대표축제를 넘어 글로벌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며 “축제장을 찾는 모든 방문객들에게 마포를 기억하고 다음에도 또 오고 싶도록 널리 알려 구민의 자긍심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