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성 훈 금천구청장 / 주민이 살고 싶은 ‘지속가능한 자족도시’ 금천 건설
유 성 훈 금천구청장 / 주민이 살고 싶은 ‘지속가능한 자족도시’ 금천 건설
  • 김해인
  • 승인 2019.10.3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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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민선7기 금천구의 비전을 듣는다
유 성 훈 금천구청장

 

일상의 시작과 끝 ‘골목민생’ 다독이는 ‘골목구청장’

돌봄센터, 시흥독산보건지소 등 생활SOC 확충 박차

직원 스스로 인사혁신, 원하는 부서 배치해 역량발휘

 

[시정읿보]평화의 기운이 한반도 천지를 뒤덮고 있던 작년 7월, 4년 여정의 민선7기 지방정부가 출항의 닻을 올렸다.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는 아시아톱 민주주의 아성을 지키는 굳건한 수비대요, 전국의 모든 공동체를 평안하게 유지하는 주력군이다.

민선7기 지방정부들은 무슨 비전을 갖고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본지는 여러차례에 걸쳐 서울시 자치구를 찾아 이를 확인하고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금천을 ‘주민이 정주하고 싶은 지속가능한 자족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는 유성훈 금천구청장의 집무실을 방문했다. - 편집자 주 -

 

금천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남단에 위치해 있는 곳으로, 특히 시흥3동은 서울의 땅끝마을로 불린다. 인구도 25만4000여명으로 서울시 자치구 중 세 번째로 적은데, 앞선 중구와 종로구가 서울의 도심임을 감안할 때, 서울의 외곽 변두리라는 느낌이 강한 도시이다.

금천구는 1995년 구로구에서 분리된 후 금천구만의 자체적인 기반시설이 갖춰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육군 도하부대와 공군부대 등 군사시설이 수십년간 자리잡고 있던 탓에 지역개발이 늦었다. 아직까지 소방서가 없는 유일한 서울 자치구로 남아 있으며, 엉뚱하게도 관악구에 자리잡고 있던 금천경찰서가 지난해에서야 금천구 관내로 이전했을 정도로 소외돼 왔다.

하지만 금천구는 경부선 철도와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는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이자 서울의관문이며, 1만5000개 업체가 집약돼 있는 IT산업의 중심, 가산디지털단지가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큰 곳이다. 현재 금천구가 주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3+1 핵심사업’, 즉, 금천구청역 복합역사 개발, 신안산선 복선전철 건설, 종합병원 건립·개발, 공군부대 이전·개발이 실현되고, 아직은 부족한 기반시설이 좀더 확충된다면, 금천구는 아마도 서울에서 가장 살기 좋은 자치구로 바뀔 것이다.

민선7기 초선구청장으로 취임한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지속가능한 자족도시 금천구’를 꿈꾼다. 부족한 생활밀착형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시흥대로를 기준으로 동서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생활SOC와 녹지를 결합한 ‘그린 SOC’를 조성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럼으로써 금천을 ‘주민이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 꿈이다.

유 구청장은 스스로를 이러한 꿈을 실현할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그는 금천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오고 금천에서 살아왔다. 그는 늘 “아들과 고등학교(문일고) 동문”이라고 강조한다. 그 자신과 그의 아들이 살아왔고 살아갈 땅, 금천을 어떻게 가꿔나갈 것인지 유 구청장을 만나 들어봤다.

지난 3월28일 유성훈 금천구청장이 청년 활동공간 ‘청춘삘딩’ 리모델링 개관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지난 3월28일 유성훈 금천구청장이 청년 활동공간 ‘청춘삘딩’ 리모델링 개관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민선7기 취임 후 1년여가 지났습니다. 그동안의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

“민선7기 금천구청장으로 활동한 1년의 시간, 구민들의 삶의 질 변화와 금천구의 발전을 이끌기 위한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임무는 크게 두가지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첫번째는 지역개발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만드는 것, 두번째는 주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민들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소통채널을 운영했다. 취임 후 ‘구정운영 100일 보고회’를 갖고, 인프라 확충, 혁신과 소통, 삶의 질 향상 등 3대 중점목표를 담은 ‘금천 2022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또 올해는 ‘2019 주민과의 대화 - 구정을 주민에게 묻는다’를 추진해 주민의 관심이 높은 ‘3+1 핵심현안사업’을 직접 주민에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현재 ‘목요일에 만나는 골목구청장’을 진행하고 있다. 매월 첫·셋째주 목요일 정기적으로 지역현안 또는 민원이 있는 현장이나 취약계층을 방문해, 현장에서 도출된 문제점과 조치사항, 미담사례 등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강구해 구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동별로 개최되는 주민총회에서 의제에 대해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들어 주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있다.”

-방금 말씀하신 대로 ‘골목구청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지역을 돌고 계십니다. 주민들과 어떤 말씀을 나누시는지.

“금천구의 특징 중 하나가 골목길이 많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골목에서 출발하고 골목에서 끝난다. 그래서 주민들을 만나려면 골목에 가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골목구청장이라고 이름짓고 나름대로 현장행정을 펴고 있다. 격주 목요일마다 두세시간씩 계속해 왔고 11월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동네의 현안을 돌아보고, 반상회나 주민모임에 가서 경청도 하고, 애로사항을 들으면서 직접 답변드릴 수 있으면 드리고, 현장에서 해결 못하는 것은 구청으로 가져와 각 부서에 공유해 다시 주민들에게 피드백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 간 곳은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야 하는 시흥4동 고지대의 주택가였다. 이 때문에 어르신들이 교통을 굉장히 불편해 하시고, 특히 겨울철에는 이동이 힘들다며 경로당을 하나 더 지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마을버스나 복지버스를 추가로 운영하는 등의 방안을 찾고 있다.”

지난 7월18일 유성훈 금천구청장이 ‘목요일에 만나는 골목구청장’을 통해 지역 현장을 방문하며 주민들을 만나 소통 행정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18일 유성훈 금천구청장이 ‘목요일에 만나는 골목구청장’을 통해 지역 현장을 방문하며 주민들을 만나 소통 행정을 펼치고 있다.

 

-금천구를 주민이 살고 싶은 지속가능한 ‘자족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계십니다. 자족도시의 개념과 방향을 설명해주신다면.

“금천구는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오래 사신 분들이 많고 지역에 대한 애착도 크다. 따라서 주민들이 지역에 더 오래 머무르고 쾌적하게 살 수 있는 도시로 성장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또한 금천구는 구로구로부터 분구된 자치구이고 공단 배후의 주거밀집지역으로 성장해 왔기 때문에 그간 기본 생활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관악구에 있던 금천경찰서가 지난해에서야 비로소 관내로 들어온 것이 대표적인 예다. 따라서 생활SOC를 갖춰 도시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게 해 자족도시로의 기능을 만들어나가자는 것이다. 또 안심하고 아이를 맡기고, 지역 내 상급의료기관에서 건강을 챙기고, 생활 속 문화체험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도시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주민중심의 생활밀착형 기반시설을 촘촘히 확충하고 있다. 민선7기 임기 내 △돌봄센터 △청소년 문화의 집 △진학진로지원센터 △금천과학관 △청년꿈터 △50+센터 △금천어울림복지센터 △보훈회관 △금천뮤지컬 스쿨 △제2다목적문화체육센터 △시흥·독산 보건지소 등의 완공을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다양한 세대와 계층의 욕구를 충족하는 생활기반시설이 조성된다.

또한 시흥대로를 기준으로 동쪽 저층주거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옛 독산2동 주민센터 부지에는 돌봄, 평생교육, 공유공간이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인 (가칭)금천행복문화파크를 조성한다. 또 저층주거지 중심도로인 독산로는 3단계로 나눠 보도확장과 정비, 지중화사업, 가로수 수종 변경 등의 사업을 실시해 도시미관을 개선하고 주변상권 활성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금천구를 지속가능한 도시, 자연친화적 도시로 개발하는 데에도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어떤 계획이 있나요.

“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문제로 다가온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생활SOC’와 ‘녹지’를 결합한 ‘그린(Green) SOC’ 확충에 힘쓰고 있다. 보유자원에 대한 ‘집중’과 소외지역에 대한 ‘균형’의 투트랙으로 진행 중이다.

먼저 금천구는 관악산 줄기인 호암산과 한내천(안양천)을 끼고 있는 배산임수의 특징이 있다. 이 중 호암산을 중심으로 ‘순환형 힐링 코스’ 건설을 추진 중이다. 서울둘레길 5코스에는 호암늘솔길(무장애숲길)을 연장하고, 옛 장택산 별장터를 중심으로는 시흥계곡의 자연환경과 경관을 보전하는 시흥계곡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관악산 둘레길과 안양시 구간을 가르는 중심점에는 ‘만남의 광장’을 만들 예정이다.

금천구 남과 북을 따라 흐르는 한강의 제1지류인 안양천은 자연·주민친화형 하천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뚝방길 자전거도로와 보행환경을 친환경적으로 조성하고, ‘금천한내장미원’ 정비 사업을 실시해 노후한 장미원을 명소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아울러 소외지역의 부족한 인프라 확충을 위해, 숲속과 어우러지는 생태 자연친화적 도서관인 ‘숲속작은도서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최근 다른 언론의 인터뷰를 보면 인사제도 혁신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 인사개혁의 청사진이 있다면.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지자체에서 인사제도를 개혁할 때는 주로 외부에 용역을 줬다. 그러면 구조적 시스템은 잘 보지만 구성원들의 이해를 잘 반영하는 실질적인 면은 잘못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용역을 하지 않는 대신 직원 스스로 인사혁신안을 내도록 해보자 생각하고, 지난 연말부터 올해까지 부서별로 인사혁신안을 받았다. 일단 7개 방안이 나왔는데, 그 중 하나가 ‘사업계획서를 내는 인사개혁을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지금까지는 구청장과 상급자들이 여러 가지 평가 결과에 따라 직원이 갈 부서를 배치해왔다. 하지만 이 방안은, 자신이 어느 부서의 팀장이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그걸 평가해서 그 사람에게 역할을 맡기는 방안이다. 실제로 좋은 사업계획서를 낸 직원을 원하는 부서에 배치하고 실제로 그 일을 하게 해서 성과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김해인 기자/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