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편애가 세상을 망쳐
시청앞/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편애가 세상을 망쳐
  • 시정일보
  • 승인 2019.10.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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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故(고)로 諺有之(언유지)하되 曰(왈) 人莫知其子之惡(인막지기자지악)하며 莫知其苗之碩9막지기묘지석)이라 하니라. 此謂身不修(차위신불수)면 不可以齊其家(불가이제기가)라.

이 말은 大學(대학) 修身(수신)편에 나오는 말로써 ‘그러므로 속담에도 있다시피 말하기를 사람은 자기 자식의 나쁜 점은 알지 못하는 법이며 자기 싹이 큰 줄은 알지 못하는 법이다. 이런 것을 두고 자신이 수양되지 않으면 자신의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 수 없다고 한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인간관계의 첫 걸음이 부모·자식·형제·친척으로 이뤄진 가족 또는 집안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다른 어떤 인간의 관계보다도 가까운 만큼 편애하는 것도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이기 쉽다. 특히 대표적인 것이 부모의 자식 사랑이다.

자식의 잘못을 꾸짖는 이웃을 오히려 탓하는 부모, 자식이 원한다면 무엇이든 해 주려는 부모, 자식의 출세를 위해 비리도 서슴지 않으려는 부모 등등 모두가 한치 앞을 못 보는 맹목적인 편애이다. 그런 가정에서 자란 자식이 사회에 봉사할 리 없으며 그런 사람만이 가득 찬 사회에 화평이 있을 리 없다.

자기를 수양하는 것은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고 나아가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경영하는 것의 뿌리요 첫걸음이다. 자신이 수양돼야만 형제와 다툼이 없게 되고 부모가 돼 자식을 편애하지 않게 되고 자식이 돼 부모를 저버리지 않게 돼 집안이 가지런히 된다.

작금에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지금 서초동과 국회 앞의 촛불은 법 앞에 평등한 나라를 만들자는 제2차 촛불혁명”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우리는 아연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자녀가 입시에서 특권을 누리고 사모펀드 투자와 학교법인 운영 등에서 각종 불법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옹호하는 행위를 촛불혁명으로 덧씌우려는 처사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궤변이 아닐 수 없다. 서초동 집회는 전 법무부장관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을 압박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특히 법원이 전 장관 부인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지지자들이 재판부를 향해 온갖 욕설을 퍼부은 것은 삼권분립 헌법 정신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태라 아니할 수 없다.

현 정권을 편드는 주장만 부각하고 반대편 국민들의 쓴 소리에는 귀를 닫게 된다면 결국 나라는 여론이 두 동강으로 나 혼란을 가중시키며 국민들의 한숨 소리만 깊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직시, 위정자들은 말 한마디도 신중히 해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편애를 지양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 국민 통합에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