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통약자 품은’ 동작 복지버스
기자수첩/ ‘교통약자 품은’ 동작 복지버스
  • 김해인
  • 승인 2019.10.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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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인 기자 sijung1988@naver.com

[시정일보]인간답게 살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기본권 중 하나가 바로 ‘이동권’이다. 이 이동권은 쉽게 누릴 수 있는 처지일 때는 그 소중함을 간과하기 쉽지만 교통약자 입장에선 무엇보다 간절한 권리다. 요즘 이 이동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는 <서울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을 세워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자치구들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솔선수범 나선 구가 있다. 바로 교통약자 무료셔틀버스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동작구다.

동작구는 지난 4월부터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통약자들을 위해 무료 셔틀 버스 3대를 배치했다. 동작구 무료 셔틀버스만의 특징은 단순 복지시설들을 쭉 도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눈에 띄게 높은 고지대의 좁은 골목들을 직접 누비고 다닌다는 것에 있다. 동작구는 그동안 꾸준히 마을버스에 대한 요구가 있었으나 골목길의 좁은 면적으로 인해 결국 마을버스가 들어서지 못한 고지대에 복지 버스를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9시부터 6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한 시간에 한 번씩 총 8회 운영하는 이 복지버스에 직접 타봤다. 동작구 보건소에서 출발하는 상도권 버스는 출발할 때부터 만차였다. 실제로 이용률이 매우 높아, 거의 매 시간 만차다. 어떨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 다음 차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동작구는 주민들의 높은 이용률과 큰 만족도에 호응해 내년 1대를 더 증차할 예정이다.

평소 버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 어르신께 복지버스에 대해 묻자 “아들, 딸보다 효자”라며 매우 만족스럽단 대답이 돌아왔다. 어르신은 “동네가 너무 높아 버스가 없었으면 외출할 엄두도 나지 않았을 텐데 버스를 타면서부터 보건소나 복지관 같은 곳에 쉽게 방문할 수 있고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복지버스에 탄 어르신들은 차에 앉자마자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며 근황을 묻고 답했다. 버스가 단순히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류의 장 역할도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사람은 서로 부대끼며 살아야 해”라고 말씀하신 어르신의 말이 오래 남는다.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보장받는 세상이 우리 사회가 올바르게 갈 길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