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법무부는 위헌적 소지 있는 새 훈령 즉각 폐기해야
기자수첩/ 법무부는 위헌적 소지 있는 새 훈령 즉각 폐기해야
  • 정칠석
  • 승인 2019.11.0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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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칠석 기자

 

[시정일보]법무부가 최근 ‘형사사건 공개 금지에 대한 규정’이라는 새 훈령을 발표했다. 이 훈령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기막힌 발상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훈령의 요지는 검사와 수사관 등은 기자와 개별적으로 만날 수 없으며 수사와 관련해 오보를 내면 해당 언론사는 브리핑은 물론 검찰청 출입 자체가 제한된다는 초헌법적인 발상이다. 기자들이 사건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과정에서 정확성은 필수이며 기사내용도 객관성을 유지해야 함은 말할 필요가 없으며 정당한 취재와 보도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합당한 것이다.

이번 훈령대로라면 검찰이 발표하는 내용 외에는 알 수가 없어 대형 사건을 은폐·축소하더라도 언론의 사명인 권력을 견제할 방법이 없다. 결국 기자들의 취재를 원천봉쇄해 법무부가 알려주는 자료만으로 받아쓰기만 하라는 것으로 어쩜 언론을 정부 홍보기구로 격하시키겠다는 반민주적 발상은 아닌지 우리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헌법 제21조 ‘①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언론의 자유와 독립) ‘①언론의 자유와 독립은 보장된다. ②누구든지 언론의 자유와 독립에 관하여 어떠한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다. ③언론은 정보원(情報源)에 대하여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그 취재한 정보를 자유로이 공표할 자유를 갖는다.’고 명시한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자유를 규정한 법률에 충분히 배치될 소지가 있다.

또한 심각한 오보를 낸 기자의 검찰청 출입 제한은 명확하게 그 기준이 무엇인지 제시된 게 없다. 오보인지 아닌지를 자의적으로 판단할 권한이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으며 언론중재위원회나 명예훼손 소송 등 법적·제도적 절차를 거쳐 최종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주체는 사법부이다.

검찰에 대한 취재를 극도로 제한하면 권력형 비리 등 국민적 관심이 큰 수사에 대해 감시할 기회가 그만큼 제약받게 돼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번 훈령은 언론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 검찰 수사가 아무런 견제나 감시를 받지 않는다면 이는 매우 위험천만한 일일뿐만 아니라 언론을 통제하려는 전근대적 발상으로 법무부는 훈령을 즉각 철회하는 것이 수순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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