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세상을 나설 수 있어야
시청앞/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세상을 나설 수 있어야
  • 정칠석
  • 승인 2019.11.14 14:20
  • 댓글 0

[시정일보]君子之心事(군자지심사)는 天靑日白(천청일백)하여 不可使人不知(불가사인부지)요 君子之才華(군자지재화)는 玉 珠藏(옥온주장)하여 不可使人易知(불가사인이지)니라.

이 말은 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서 ‘참된 사람은 마음을 하늘처럼 푸르고 태양처럼 밝게 해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재주와 지혜는 옥돌이 바위 속에 박혀있고 구슬이 바다 깊이 잠겨있는 것처럼 남들이 쉽게 알지 못하게 하라’는 의미이다.

마음을 밝게 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 있게 자기 자신을 외부에 드러내 놓는다는 말이 된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몸짓으로 세상에 나선다는 것은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마틴 루터는 우리가 매일 수염을 깎아야 하듯 그 마음도 매일 다듬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것은 마치 한번 청소한 방이 언제까지 깨끗하지 않은 것과 같은 이야기이다. 어제 지닌 마음을 오늘 새롭게 하지 않으면 그것은 곧 우리를 떠나게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처럼 맑고 밝은 마음을 서슴없이 드러내 놓는 것과는 달리 그대가 지닌 지혜의 샘은 될수록 감춰두는 것이 좋다. 가장 아름다운 지혜는 지나치게 영리함이 없는 데에 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타인의 속마음을 확실하게 읽어가면서 자신의 속뜻을 타인에게 드러내지 않고 있을 수 있는 것은 훌륭한 지혜의 본보기다. 공자는 “남이 알아주지 않는 것은 근심치 말고 내가 남의 재능을 알아 줄 만한 슬기가 없음을 근심하라”고 했다. ‘지혜로운 자는 귀가 길고 혀가 짧다’는 영국의 격언을 꼭 명심해 둘 필요가 있다.

작금에 들어 청와대에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매우 높다”면서 “이제부터의 과제는 윤 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상당 수준 이뤘다고 자평한 뒤 “부패에 엄정히 대응하면서도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인권과 민주성·공정성을 확보하는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정착시켜주기 바란다”고 검찰에 요구했다.

대통령의 요구처럼 반부패 사회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살아 있는 권력을 엄정 수사할 수 있는 풍토가 확립돼야 한다. 따라서 대통령이 현 검찰 총장에게 임명장 수여 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 수사’를 주문했던 것처럼 진정으로 권력형 비리를 척결하고 검찰을 개혁하려면 공수처 같은 새로운 조직을 신설하는 것보다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먼저 보장하는 게 급선무가 아닐까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