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안전망 좀 더 촘촘한 그물망식으로 다시 짜야
사설/ 사회안전망 좀 더 촘촘한 그물망식으로 다시 짜야
  • 시정일보
  • 승인 2019.11.2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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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우리나라 사회안전망이 얼마나 허술하게 운영되는지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최근 인천 계양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생활고를 겪던 일가족 등 4명이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한 일가족 3명은 정부로부터 매달 주거급여를 지원받던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였다는데 대해 우리는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더군다나 숨진 일가족이 지방자치단체의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에 있었다니 더욱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자체가 복지사각지대 발굴 사업을 하면서 위기 가정을 찾아내 직접 지원하거나 다른 기관에 지원을 연계하고 있지만 이번에 숨진 일가족은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지자체가 관리비와 전기·가스·수도요금이 일정 기간 체납된 가정을 대상으로 위기가정을 찾다 보니 관리비 등이 전혀 밀리지 않았던 이 가족은 실제로 지원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3개월간 긴급지원을 받다가 중단된 가정인데도 불구하고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데 우리는 주목하고 있다.

최근 성북구 다세대주택에서 70대 노모와 딸 등 일가족 4명이 극심한 생활고를 비관해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경기도 양주에서 50대 아버지와 6살, 4살 난 두 아들 등 3부자가 숨진 모습으로 발견됐다. 이처럼 일정기간 관리비와 전기·가스·수도요금 등이 체납된 가정을 대상으로 찾는 정부의 복지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의 사회안전망에 허점이 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지난 5년 전 발생했던 서울 송파구의 세 모녀 사건이후 정부와 각 지자체는 냄비 끓듯 야단법석을 떨다가 그 시간이 지난 후 언제 그랬냐는 식이 되다보니 이런 사고는 계속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사고만 발생하면 그 시기를 벗어나려는 임기응변식 선언적 복지보다는 실질적인 복지 정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정부와 지자체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복지행정을 강화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사건들이 끊이질 않는 것은 현행 복지제도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 정부와 지자체가 복지를 강화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정작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은 소외당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국가가 정한 기준 밖에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의 또 다른 복지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 복지예산을 늘리는 만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제때 도움이 제공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짜는 것 또한 급선무라 생각된다.

복지사각지대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법 테두리 밖 위기 가정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좀 더 촘촘한 그물망으로 다시 짜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