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분수에 따라 처신하고 행동해야 후환이 없어
시청앞 / 분수에 따라 처신하고 행동해야 후환이 없어
  • 정칠석
  • 승인 2019.11.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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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君子素其位而行(군자소기위이행)하며 不願乎其外(불원호기외)니라. 素富貴(소부귀)하얀 行乎富貴(행호부귀)하며 素貧賤(소빈천)하얀 行乎貧賤(행호빈천)하며 素夷狄(소이적)하얀 行乎夷狄(행호이적)하며 素患難(소환난)하얀 行乎患難(행호환난)하니 君子無入而不自得焉(군자무입이불자득언)이라.

이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서 ‘군자는 자신이 처한 처지와 분수에 따라 처신하고 행동하며 그 외의 것은 바라지 않는다. 부귀에 처해서는 부귀한 처지에 마땅한 처신을 하고 빈천에 처해서는 빈천한 처지에 마땅한 처신을 하고 이적의 입장에 처해서는 이적의 입장에 마땅한 처신을 하고 환난의 지경에 처해서는 환난의 지경에 마땅한 처신을 하니 군자는 어떤 처지이든 그 처지에 들어가 스스로 바른길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없다’는 의미이다.

이는 결국 安分知足(안분지족)을 말한 것이다. 분수를 지키고 만족할 줄 아는 것은 가장 편안하고 이상적인 인생태도로 지극히 평범한 말이되 최고의 가치를 담고 있다.

 또한 이것이 바로 어떤 경우이든 최선의 마땅한 길을 찾아 처신하는 중용의 길이다. 부귀빈천 이적 환난 등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그에 합당한 바른길을 찾아 행하는 군자의 자득을 말했다.

부귀를 손에 넣고도 만족한 줄 모른 채 끝없이 탐욕을 부리며 요행을 바라서 일확천금을 노리거나 그 외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지 않고 허황된 것을 추구하는 것은 자득과는 거리가 먼 것이니 이는 자신을 망치는 일이다.

작금에 들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뇌물 수수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데 대해 우리는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유 전 부시장은 2017년 금융위원회 국장 재직 시 세금 감면 등 기업 편의를 봐준 대가로 자녀 유학비와 항공권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혐의보다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 무마 의혹이다. 이 의혹을 제기했던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은 지난 2월 “2017년 당시 조국 민정수석에게 유재수 관련 비위가 보고된 뒤 감찰이 중단됐다”며 조 전 법무부 장관과 당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등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 고발장에는 유 전 부시장의 금융위 재직 당시 비위 의혹과 특감반 감찰이 무마 주장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다고 한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국회에서 “경미한 품위 유지 위반 수준이었다”며 특감반이 파악했다는 비위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청와대 감찰까지 받았는데도 금융위는 구체적 비위 내용은 확인하지도 않은 채 사표를 수리했다. 차제에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배후 세력과 직권남용 등 범죄를 낱낱이 밝혀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