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위정자는 매사 중용을 실천해야
시청앞/ 위정자는 매사 중용을 실천해야
  • 정칠석
  • 승인 2019.12.0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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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君子之中庸也(군자지중용야)는 君子而時中(군자이시중)이요 小人之反中庸也(소인지반중용야)는 小人而無忌憚也(소인이무기탄야)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서 군자가 몸소 중용을 실행한다는 것은 군자로서 늘 때에 맞춰 중에 처한다는 것이며 소인이 중용을 어긴다는 것은 소인으로서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중용은 의미보다 실천이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군자가 몸소 실행하는 중용은 時中(시중)이라고 했다. 주희는 시중을 隋時處中(수시처중) 즉 때에 맞춰 중에 처한다로 풀이했다. 여기서 중은 지당한 것 즉 지극히 타당한 것 또는 至善(지선)의 것 즉 지극히 최선의 것을 말한다. 이는 또한 대학의 止於至善(지어지선)에서의 지선과 연관돼 있다. 양자는 모두 만사만물의 이치에서 타당함의 극치를 일컫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중은 언제 어디서나 가장 최선의 가장 타당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중용은 權(권)과 變(변)을 중시한다. 權(권)은 常(상)의 상대요 變(변)은 通(통)의 상대로 매사를 처리함에 있어 가장 당면하고 정당하고 합당한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다. 군자는 바로 중이 근본임을 알고 권과 변을 알아 시중할 줄 아는 사람이다. 군자는 모든 것에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바탕위에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소인은 변화와 융통이 자신의 이익에 치우친 것이며 욕망이 지나친 것이다. 그래서 얼핏보면 시중인 것 같지만 사실은 중용에 역행하는 것이다.

작금에 들어 패스트트랙 즉 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가 무산되면서 수백 건의 민생 관련 법안 처리가 무산됐다. 자유한국당이 199개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데다 필리버스터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가 무산될 것을 우려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본회의 출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본회의 무산으로 인해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닌 민생·어린이 안전 관련 안건들도 무산됐다.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와 저지에만 매몰된 여야에 민생 법안은 애초부터 안중에 없었다.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서는 필요성과 우려가 공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국민의 삶이다. 민생 법안에 대해서만 이라도 여야 합의로 즉각 필리버스터 없이 원 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통과시켜야 하며 정쟁으로 인해 안보와 민생을 등한시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아울러 위정자는 매사 중용을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