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발길 잡는 ‘사라진 소녀상’
지하철역 발길 잡는 ‘사라진 소녀상’
  • 이승열
  • 승인 2019.12.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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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명동역·충무로역 일대 소녀상 입체포스터 조성… 기억의 터 깜짝 홍보
지하철 명동역과 충무로역 일대 벽면에 부착된 '소녀상 입체 포스터'. 소녀상이 빈 의자로 바뀌며 '기억하지 않으면, 진실은 사라집니다'라는 문구가 나타나 있다.
지하철 명동역과 충무로역 일대 벽면에 부착된 '소녀상 입체 포스터'. 소녀상이 빈 의자로 바뀌며 '기억하지 않으면, 진실은 사라집니다'라는 문구가 나타나 있다.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공간인 남산 ‘기억의 터’를 감동적으로 알리는 홍보 이미지가 명동역·충무로역 일대에 등장해 시민의 눈길을 끌고 있다.

명동역과 충무로역에서 기억의 터에 이르는 길에 부착된 소녀상 입체포스터가 그것.

렌티큘러 방식을 사용한 이 입체포스터는 보는 각도에 따라 소녀상이 점차 사라지며 빈 의자만 덩그러니 남고 ‘기억하지 않으면 진실은 사라집니다’라는 문구가 엄숙하게 나타난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아픈 역사를 잊지 말라는 당부를 전하며 경각심을 높인다.

‘기억의 터’가 설립된 남산공원 내 통감관저터는 1910년 한일합병 조약이 강제로 체결된 장소다. 서울시는 경술국치가 발생한 치욕의 공간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리고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기억하는 ‘추모와 역사’의 공간으로 만든다는 역발상으로, 2016년 8월 ‘기억의 터’를 조성했다. 

특히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뜻에 따라 총 1만9754명의 범국민 모금운동을 통해 조성한 뜻깊은 공간이다. 

이번 깜짝 홍보포스터는 홍성룡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의 제안과 ‘기억의 터’에 대한 효과적인 홍보 필요성을 동감한 서울시의 기획이 맞물려 탄생한 작품이기도 하다. 홍 의원은 ‘기억의 터’가 시민이 아픈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교육의 터’가 돼야 한다는 바람을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다. 

홍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가 이제 20명밖에 남지 않았다. 기억하지 않으면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듯이 ‘기억의 터’에 대한 관심도 끝까지 이어지도록 모두가 노력했으면 한다. 이번 서울시의 계획과 진행을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시의회도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기억의 터’가 추모객들의 지속적 방문을 통해 따뜻하고 소중한 공간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조명, 상징 조형물, 증강현실 등을 활용한 2단계 홍보기획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진영 시민소통기획관은 “서울시는 ‘기억의 터’에 대한 다음 단계의 홍보 계획과 함께, 올해 8월 남산에 세워진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도 더 많은 시민이 기억하고 찾도록 내년 2단계 홍보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