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모든 공직자는 안분지족을 생활화해야
시청앞/ 모든 공직자는 안분지족을 생활화해야
  • 정칠석
  • 승인 2019.12.1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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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君子素其位而行(군자소기위이행)하며 不願乎其外(불원호기외)니라. 素富貴(소부귀)하얀 行乎富貴(행호부귀)하며 素貧賤(소빈천)하얀 行乎貧賤(행호빈천)하며 素夷狄(소이적)하얀 行乎夷狄(행호이적)하며 素患難(소환난)하얀 行乎患難(행호환난)하니 君子無入而不自得焉(군자무입이불자득언)이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서 ‘군자는 자신이 처한 처지와 분수에 따라 처신하고 행동하며 그 외의 것은 바라지 않는다. 부귀에 처해서는 부귀한 처지에 마땅한 처신을 하고 빈천에 처해서는 빈천한 처지에 마땅한 처신을 하고 이적의 입장에 처해서는 이적의 입장에 마땅한 처신을 하고 환난의 지경에 처해서는 환난의 지경에 마땅한 처신을 하니 군자는 어떤 처지이든 그 처지에 들어가 스스로 바른길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없다’는 의미이다.

이는 결국 安分知足(안분지족)을 말한 것이다. 분수를 지키고 만족할 줄 아는 것은 가장 편안하고 이상적인 인생태도로 지극히 평범한 말이되 최고의 가치를 담고 있다. 또한 이것이 바로 어떤 경우이든 최선의 마땅한 길을 찾아 처신하는 중용의 길이다.

사람들이 서로 다투고 빼앗으며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도 결국 분수를 깨닫지 못하고 만족을 모르는 것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부귀빈천 이적 환난 등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그에 합당한 바른길을 찾아 행하는 군자의 자득을 말했다.

부귀를 손에 넣고도 만족한 줄 모른 채 끝없이 탐욕을 부리며 요행을 바라서 일확천금을 노리거나 그 외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지 않고 허황된 것을 추구하는 것은 자득과는 거리가 먼 것이니 이는 자신을 망치는 일이다. 어떤 처지에 있거나 삶의 본분을 깨달아 그것을 충실히 실현하려 노력하는 군자의 경지를 達觀(달관)이라고 한다.

작금에 들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여전한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2019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46개 기관에서 모두 376건의 부패 사건이 발생해 징계가 내려졌다. 이들 부패사건 유형별로는 행정기관은 금품 수수가 41.7%인 12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공금 횡령·유용 21.9%인 63건, 향응 수수 12.8%인 37건, 직권 남용 11.1%인 32건으로 나타났으며 공직유관단체는 금품 수수가 38.6%인 34건, 향응 수수 31.8%인 28건, 채용 비리 11.45%인 10건으로 드러났다.

지방자치단체는 지난해보다 점수가 올랐는데도 여전히 다른 유형에 비해 청렴도가 낮았으며 중앙행정기관은 전체 공공기관을 통틀어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점수가 하락해 공직사회 청렴을 제도화하고 끌고 가야 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제 몫을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우리를 경악하게 하고 있다. 모든 공직자는 안분지족을 생활화해 다시는 부정부패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