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일 시인 ‘시화무’로 한국현대시인상 수상
최창일 시인 ‘시화무’로 한국현대시인상 수상
  • 이승열
  • 승인 2019.12.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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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시인협회, “언어의 집을 세우는 시인” 평가

[시정일보]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장 김용재)는 제42회 한국현대시인상에 시집 <시화무>의 저자인 최창일 시인을 선정했다.

최창일 시인의 시의 앵글은 간결하면서도 긴 여운을 준다는 것으로 문단에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시문단의 중견시인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는 최 시인 시의 경향은 청조하면서도 우주를 통찰하고 수채화를 감상하듯 명징성을 지니고 있다.

현대시가 갈수록 난해하고 독자와의 소통성이 결여 된다는 것이 시단의 지적이지만 최창일 시인의 시는 그런 경향을 벗어나 표일(飄逸)하면서 독자에게 쉽게 다가서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현대시인상 심사를 맡았던 최은하 시인은 “최창일 시인의 수상시집 <시화무>는 언어의 꽃을 무한대로 피운다는 순수 우리말이다. 빛과 바람은 자연의 꽃을 무한대로 피운다. 시인의 글은 아마존의 원시림을 대하듯 고졸하다”며 “최창일 시인은 작은 씨앗이 큰 정원을 만든다는 것을 <시화무>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고 평했다.

<시화무>의 시평에서 김경수 시인은 “그의 시를 읽으면 언어가 빗방울을 깨무는 그 소리들이 들린다. 존재의 맨살에 싹 틔우는 시를 만난다”고 평했다.

한국현대시인협회는 제42회 수상자를 발표할 정도로 전통이 있는 협회다. 그동안 문덕수 시인을 비롯해 함동선, 권일송, 최은하 시인과 같은 원로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이번 시인상 심사위원으로는 최은하(위원장, 시인), 전민(시인), 김용옥(시인), 양왕용(시인)이 참여했다.

최창일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나라의 미래는 시(詩)의 상상력이다. 시는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걷고, 산책하는 것이다”며 “한국현대시인협회가 주신 시인상을 통해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그 말의 겉모양을 무너뜨리고 시의 신비한 내부 공간으로 걸어가는 계기가 됐다. 눈(雪)이 겨울에 발자국을 내듯, 아무도 걷지 않는 언어의 발자국을 내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창일 시인은 1993년 <시와 사람>으로 시를 쓰기 시작, <좁은 길을 걸을지라도> 등 그동안 6권의 시집을 냈다.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101가지> 산문집은 출간한 뒤에 지금까지 5년 동안 스테디셀러로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과 한국문인협회 감사, 홍보위원장 겸 대변인을 역임했다. 광운대학교 총무처장을 비롯해 교단에 30년을 몸담았다.

현재는 명예교수와 한국현대시인협회 지도위원이다. 여러 신문에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현대시인협회 시상식은 12월26일 4시에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 열린다.

이승열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