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대물림 막아야
가난의 대물림 막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07.03.2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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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 조 성동구청장

얼마 전 서울대학교 합격자의 출신지역에 대한 자료가 공개됐다. 자료에 의하면 올해 서울소재 일반계고등학교 출신 서울대 합격자 818명 중 강남·서초·송파구 지역 학생이 324명으로 전체의 39.6%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는 3년 전보다도 약 2%P 증가한 수치로 부모의 소득수준과 우수 사설학원 밀집 등 교육환경과 관련된 지역격차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펴낸 ‘양극화 극복과 사회통합을 위한 사회경제정책 제안’보고서를 보면 부모학력이 중졸 이하인 경우 대학 미진학률은 40%를 넘는 반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경우는 12%, 대학원 이상은 10.3%에 불과하다.

빈곤의 악순환, 교육지원으로 끊어야

예전에는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이 일류대에 입학하고, 사법고시도 합격했다는 기사를 종종 접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런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제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옛말이 돼 버렸다. 생활이 어려운 가정은 아무래도 자녀들의 교육에 충분한 뒷받침을 해 줄 수 없으니 저소득층 자녀들의 대학입학률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양극화 현상과 맞물려 빈곤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금년 1월 행정자치부는 ‘선진 복지사회 건설’을 목표로 주민생활 지원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전국 시단위 동사무소에 주민생활지원팀을 신설하는 등의 행정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성동구는 이와 관련, 산하 20개동 주민자치센터에 1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신규 임용된 우수한 공무원을 활용해 저소득층 자녀들의 학습지도를 지원하는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 관내 인문계고등학교가 3곳뿐인 열악한 교육환경을 타파하기 위해 ‘교육성동’의 기치를 걸고 노력한 끝에 2007학년도부터 덕수고등학교에 인문계 남학생 280명을 신입생으로 배정받았다. 아울러 우수고교 유치를 통한 교육환경개선을 목표로 왕십리뉴타운 지구내 인문계학교 설립, 성수중학교에 고등학교 병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센터 공부방 운영성과 커

그러나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수업 이외에 학원 등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저소득 소외계층 가정자녀들의 학습활동을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동사무소 공부방이 그것으로 성동구에서는 지난해 12월 공무원으로 임용된 지 1~3년 남짓한 우수한 직원들을 주축으로 공무원 전문인력 봉사단을 구성해 각 동에 배치, 학생들을 가르치게 했다. 현재는 16개 동에서 방과 후 공부방이 운영중이다. 또 주민자치센터를 독서실로 개방해 학습분위기를 최대한 조성하고 있다. 일부 동에서는 학생들의 성적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어렸을 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그 시대. 시골에서 형제가 많은 가정에서는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체신고등학교를 지원했고 졸업 후 9급 공무원으로 주경야독해 대학을 다녔다.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항상 정성을 다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나는 청소년들이 현실을 어려워만 하지 말고 참고 노력해 소중한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청소년은 국가의 미래다. 청소년의 꿈이 바로 우리의 미래이다. 우리가 도와주는 것이 비록 작지만 어린 학생들이 바르게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 가난의 대물림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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