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버려야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버려야
  • 시정일보
  • 승인 2007.03.2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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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七錫 기자 chsch7@sijung.co.kr


중용에서 선하면 천명을 얻고 선하지 않으면 천명을 잃는다고 했다(道善則得之 不善則失之矣). 천명은 천하를 통치할 권한과 사명을 말하는데 하늘이 명한다는 인식에서 천명이라 한다. 그런데 실제로 천명은 하늘이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민심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민심이 모여들면 천명을 얻는 것이고 민심이 흩어지면 천명을 잃는다고 한다.
실로 정치인이 가장 두려워 해야 할 바는 바로 하늘이며 그 하늘은 바로 백성이라는 의미이다.
민심이 향하는 곳에 천명이 있으니 정치인은 끊임없이 선을 실천하고 덕을 쌓을 때 비로소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아울러 정치는 가치를 지향하는 일이기에 정책과 이념 및 노선 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며 또한 정치적 이념과 지향점이 비슷한 정치인들의 집합체인 정당이라는 조직을 통해 정치를 하고 정당은 곧 대의정치의 바탕이며 정치인은 물론 국민들의 정치적 이상을 구현하는 현실적인 장치이다.
정당정치는 한 나라의 정치문화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하며 정치 선진국일수록 정당정치의 기반이 튼튼한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기에 정치인의 정당선택은 자유임과 동시에 권리지만 자신의 이념과 부합하는 정당을 신중히 선택해야 할 뿐만아니라 한번 선택하면 탈당은 곧 정치생명을 같이 할 수도 있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중용에 의하면 군자의 언행은 천하가 지켜본다고 했다. 이는 하늘의 이치를 알고 사람의 도리를 실천하는 성인이 몸소 남긴 언행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만인의 모범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특히 정치인은 언행에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하며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선 분명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정치는 어떠한 경우라도 분명한 명분과 신의와 비전이 있을 때 그 정치는 살아있으며 또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작금에 들어 대선을 앞두고 이합집산과 말바꾸기를 밥먹듯이 하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는 경악과 함께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대선만 다가오면 정당을 급조해 무원칙한 이합집산을 반복하는 구태이자 폐습으로 후진적 정치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괴변으로 자신을 합리화 시키며 탈당과 신당을 만든다면 이는 분명 자기부정이자 자기모순이며 정당정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 이제부터라도 모든 위정자들은 정치 도의를 갖고 민주주의 기본원칙에 충실한 진정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정정당당하게 심판받는 정치를 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