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천명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민의에 있어
시청앞/ 천명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민의에 있어
  • 정칠석
  • 승인 2019.12.2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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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詩云(시운), 殷之未喪師(은지미상사)는 克配上帝(극배상제)러니 儀監于殷(의감우은)하면 峻命不易(준명불역)하리라 하였으니 道得衆則得國(도득중즉득국)하고 失衆則失國(실중즉실국)이라.

이 말은 大學(대학)에 나오는 말로써 ‘詩經(시경)의 시에서 읊기를 옛날 은나라가 대중의 지지를 잃지 않고 창성했던 것은 상제의 뜻에 맞게 정치를 잘 시행했기 때문이니 그런 은나라의 경우를 귀감으로 삼는다면 주나라가 이어받은 천명은 변함없이 영원히 이어지리라 하였으니 이는 대중의 지지를 얻으면 나라를 얻게 되고 대중의 지지를 잃으면 나라를 잃게 된다’는 의미이다.

詩經(시경) 大雅(대아) 文王(문왕)편의 시다. 주나라가 천명을 받아 천하를 차지하였으니 천명을 영원히 보존하려면 마땅히 이전 은나라의 경우를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다. 즉 이제는 망했지만 은나라라도 천하의 종주로 천명을 받은 때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대중의 지지여하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또한 주왕에 이르러 대중의 지지를 잃었기 때문에 은나라는 결국 망한 것이다. 천명은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民意(민의) 즉 대중의 지지 여하에 있다는 것이다. 옛날엔 왕조의 교체를 천명의 교체로 보았으며 천명은 바로 민의로 나타난다고 보았다. 이는 지금도 전혀 다르지 않다. 옛날에는 왕조의 교체라면 지금은 정권의 교체라는 것이 다를 뿐 민의의 상실은 곧 정권의 몰락을 의미한다. 이것을 안다면 통치자는 겸허하게 민의 즉 대중의 여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작금에 들어 하루도 편한 날 없이 정치권은 불법과 비리로 얼룩지며 정쟁을 멈출 줄을 모르고 있다. 여·야의 양보 없는 정쟁은 끝날 조짐은커녕 꼬일 대로 꼬여 뒤틀리는 형국을 보이면서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과 검찰개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국회의원에 대한 신뢰는 밑바닥까지 추락한 상태다. 선거법 협상은 그 본질부터 각 정당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선거법 협상을 여야 정치권에만 맡겨 놓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정치권 밖의 독립된 시스템에서 선거법을 정비해 추진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정치권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고 있어 국민들은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 민의의 상실은 곧 정권의 몰락을 의미한다. 천명은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민의에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