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 함께 기억하고 함께 가꿔야 할 ‘역사유산’
망우리공원, 함께 기억하고 함께 가꿔야 할 ‘역사유산’
  • 김소연
  • 승인 2020.01.0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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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리 공원 묘지 지도’ 만든 이상욱 주임 (중랑구 자원봉사센터 )
중랑구청 자원봉사센터 이상욱 주무관.
중랑구청 자원봉사센터 이상욱 주무관.

[시정일보] 중랑구에는 격동의 근현대사를 살다간 만해 한용운, 도산 안창호 등 애국지사와 소파 방정환 , 박인환 등 많은 문화예술 인사가 영면해 있는 망우리 공원이 있다.

하지만 망우리 공원은 국가보훈처의 관리를 받는 국립묘지와 달리 묘지공원으로 등록돼 있어 공원 관리는 공단에서 묘소 관리는 유족이 하고 있는 이분화된 구조로 문화재도 아니고 유족도 없는 묘소는 묘지 한가운데에 나무가 자랄 정도로 관리가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중랑구에서는 그들을 기억하고 지키기 위해 묘역 관리를 담당하는 '영원한 기억 봉사단'을 구성했다.

위인 묘소와 자원봉사단을 결연하는 과정에서 숨은 주역이 있으니 바로 자원봉사센터의 이상욱 주임이다.

 

‘영원한 기억봉사단’이 망우리공원 내 박인환 묘소를 찾아 제초 작업, 묘소 주변을 정비하고 있다.
‘영원한 기억봉사단’이 망우리공원 내 박인환 묘소를 찾아 제초 작업, 묘소 주변을 정비하고 있다.

 

묘지를 매칭 시키기 위해서는 묘지 위치가 정확히 표시된 지도 제작이 절실했다. 이상욱 주임은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직접 두 발로 찾아가 묘지 지도를 직접 제작하기로 했다.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이상욱 주임은 신발이 흙으로 뒤덮일 정도로 묘지를 샅샅이 찾아 다녔다.

노력의 결과 60명의 묘소 위치를 파악 했으며, 60개 묘소에 총 74개의 봉사단과 결연을 맺었다. 봉사단은 가족단위부터 민간 봉사단체, 문인·미술협회 등 다양한 이들로 구성됐으며, 월1~2회 묘소 주변 잡초 제거, 묘비 관리, 통행로 정비 등의 활동을 한다.

이상욱 주임은 “저한테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길이 없어서 찾아가기 힘들었지만 이 일을 하면서 역사 교육도 많이 됐다”며 “공직 생활 15년 동안 제일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라고 묘지 지도 제작 당시를 회상하며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60명의 묘소 위치가 표시된 망우리공원 안내 지도.
60명의 묘소 위치가 표시된 망우리공원 안내 지도.

 

지도는 양면으로 제작됐으며 한 면에는 묘지 위치가 나와 있고, 다른 한 면에는 영면 인사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설명과 묘소 사진, 묘소 찾아가는 길이 상세하게 설명돼 있어서 처음 가는 사람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지도는 한국마사회 중랑지사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으며, 관리 사무소에 비치해 누구라도 지도를 접할 수 있다.

중랑구의회의 김선영 주임은 “거의 두 달 동안 운동화가 흙발이었다. 추운 날씨인데도 직접 현장을 누비며 지도 제작에 열정적이었다. 아마 이상욱 주임이기 때문에 이 일을 했을 것 같다”라며 노고를 격려했다.

자료도 거의 없고 묘비명도 오랜 세월로 글자가 흐릿해져 묘비를 찾더라도 누구의 것인지 몰라 주인을 찾기가 어려울 때는 망우리공원의 역사를 담은 책 <그와 나 사이를 걷다>의 김영식 작가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영원한 기억봉사단’과 직원 봉사단이 함께 결연 묘소를 방문해 추모를 하고 있다.
‘영원한 기억봉사단’과 직원 봉사단이 함께 결연 묘소를 방문해 추모를 하고 있다.

 

망우리 공원은 현재 지속적으로 묘지 발굴도 하고 있다. 현재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김영란 작가와 영화 <아리랑>의 나운규 감독의 비석이 발견됐다.

이 주임은 “묘지를 가꾸고 정비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아름답게 가꿔 시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봉사단과 함께 정비가 잘 된 추모 공원을 찾아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한다”면서 “‘알쓸신잡’의 김영하 작가를 초빙해 구민들에게 망우리 공원을 소개하고 특강을 하면 파급력이 클 것 같다. 이번에 예산이 삭감돼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하며 망우리 공원을 더욱 발전 지키기 위해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향후 망우리 공원에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방문자를 위한 웰컴센터가 조성돼 교육과 휴식·문화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김소연 기자 / sijung19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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