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저급화된 정치는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다
사설/ 저급화된 정치는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다
  • 시정일보
  • 승인 2020.01.0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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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20대 국회가 임기 종착역으로 향하며 연일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정치가 국민을 편안하게 해야 하는데 작금의 우리의 정치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희화화하고 있다. 항간에 국민들은 국가를 망치고 있는 첫 번째가 정치인 때문이라고 볼멘소리를 하며 더 이상 대한민국의 정치가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정치란 통치자나 정치가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는 졸속과 야합, 꼼수와 당리당략으로 점철되며 선거의 유불리만 따져 오직 자신들의 눈앞의 이익만을 쫓아 저급한 민낯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런 저급화된 정치는 민주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라 생각된다.

연말 국회가 정식 교섭단체가 아닌 이른바 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등 일명 ‘4+1이라는 법적 근거도 없는 해괴한 협의체’가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게임의 규칙인 선거법을 유사 이래 처음으로 제1야당을 제외한 채 통과시켰다.

여야는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선거법을 놓고 필리버스터 대결과 장외 공방 등 극한 대치를 이어갔다. 선거법 상정 과정에서도 정치는 실종되고 원칙과 절차를 모두 무시하는 꼼수로 일관했다.

패스트트랙에 올린 뒤 수없이 당리당략에 따라 밥그릇 싸움으로 당초의 명분과는 달리 누더기법안이 된 선거법을 강행처리한 것은 후진적 민주주의의 민낯과 우리정치의 타락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더군다나 제1야당이 경고했듯 정치와 선거를 코미디로 만드는 위성 정당의 출현이 현실화된다면 소수 정당의 제도권 진출 기회는 봉쇄될 뿐만 아니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취지는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 된다.

이에 대해 20대 국회는 무한책임을 져야 할 뿐만 아니라 당리당략에 빠진 졸속 야합정치가 결국 의회민주주의 기반을 흔들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이번에 개정된 선거법은 총 의석수는 현재와 같이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으로 동일하지만 비례대표의석 가운데 30석이 정당투표 득표율의 50%까지 연동되도록 돼 있다.

개정 선거법으로 가장 혜택을 입을 수 있는 것은 군소정당으로 이 정당들의 의석수를 늘려주는 대신 이들이 공수처 신설과 검·경수사권 조정에 협조토록 하려는 게 여당의 계산으로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제도가 정치공학적 흥정의 대상이 됐다는데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타협과 양보가 정치의 본질인데 이러한 본질을 망각한 행태가 20대 국회의 임기 마지막까지 이어져 개탄스럽기 그지없으며 유권자들은 오는 총선에서 두 눈 부릅뜨고 엄중한 심판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