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분열과 갈등을 접고 성장과 평화의 새해를 맞자
사설/ 분열과 갈등을 접고 성장과 평화의 새해를 맞자
  • 시정일보
  • 승인 2020.01.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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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경자년 첫 아침의 마음가짐이 마냥 가볍지 않다. 나라 안팎의 상황이 너무나 엄중한 탓에 쉽사리 장밋빛 꿈을 꾸기 쉽지 않다. 돌이켜 보면 지난해 아침, 품었던 많은 희망의 실현은커녕 다사다난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시민의 마음은 한숨속의 한해를 보냈다. 나라경제는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치 또한 극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이런 마음은 더욱 커지기만 했다. 하지만 주저앉을 수는 없다. 높은 산도 내리막이 있다. 새해 첫 아침 또 다른 꿈을 꾸어야 한다.

새해를 맞는 시민 대다수의 절실한 희망은 역시 민생 문제다. 문재인 정부 3년 차를 맞은 지난해 우리 경제는 안정세를 찾기는커녕 더욱 내리막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성장률 목표치를 2.6~2.7%로 제시했지만, 2.0% 달성도 어려운 실정이다. 수출은 12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기업들의 투자는 위축됐다. 하반기 들어 고용지표가 다소 개선됐다고는 하나, 막대한 세금을 들인 공공일자리 증가 외엔 실속이 없다는 비판이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내수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등 곳곳에서 난맥상을 보였다.

경자년 새해, 문재인 정부는 경제 활성화에 올인하겠다는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정부 또한 이런 절박함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민간·민자·공공 3대 분야에서 100조원을 투자, 성장률을 2.4%로 올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경제 활성화가 뜻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강력한 실행력으로 가시적 성과가 나오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 주어진 시간이 절반을 넘어섰다. 더는 정책에 혼선을 빚어서도 안 된다.

외교 안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초만 해도 순조로운 듯했던 북한과 미국의 핵협상은 2·28 하노이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으로 실마리를 찾아 가는가 했더니, 이어진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은 성과 없이 끝났다. 급기야 북한은 ‘연말 시한’을 제시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시험으로 추정되는 ‘중대한 시험’을 두 차례나 강행해 위기감이 고조됐다. 북한이 미국에 위협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비록 가시화하지는 않았지만, 북핵 협상은 끝내 해를 넘기고 말았다.

강제징용 문제에서 비롯된 일본의 수출 규제 갈등도 진행형이다.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했다. 지난달 양국 정상이 대화를 통한 해결 원칙에 공감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새해 실타래처럼 꼬인 이들 외교 안보 난제를 푸는 데 역량을 더욱 집중해야 한다. 북핵 문제는 아무리 지난한 협상이 예상되더라도 결코 과거로 돌아가서는 될 일이 아니다. 그러려면 한국이 국외자가 되지 않고 북미 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중재자 역할에 비장한 지혜도 펼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