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 연동형 비례대표 첫 도입…‘민심 따라’ 다양한 정치변화
신년기획 / 연동형 비례대표 첫 도입…‘민심 따라’ 다양한 정치변화
  • 이승열
  • 승인 2020.01.09 11:20
  • 댓글 0

❷ 2020 새로운 선거법
국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사진 : 국회 미디어자료관 제공)
국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사진 : 국회 미디어자료관 제공)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돌이켜보면 작년은 혼돈의 한 해였다.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가져다 줄 것 같았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혼란이 시작되더니 시민들은 광장에서 터를 잡고 한해가 다 가도록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촉발된 ‘보이코트 재팬’은 해가 바뀌어도 계속되고 있고, 검찰개혁을 둘러싼 갈등도 마찬가지다.

매해 초 지방자치 발전의 중요한 화두를 찾아 독자들에게 전하는 것을 신년인사로 삼아온 본지는 올해에도 중단없이 제역할을 다하려 한다.

올해에 선택한 주제는 두가지다. 지방자치의 물적토대인 재정분권과 여야의 극한대결을 야기했던 선거법을 다뤄보려 한다. 두 개의 사안은 세밑 직전에 관련법안이 모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무게감이 커진 주제이기도 하다.

선거법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정파간 이해를 거치며 복잡해진 내용을 유권자인 독자들께 자세하게 설명드려야겠다는 ‘충정’으로 특별히 선정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이번 호에서는 개정 선거법의 내용을 살펴보고, 특히 선거제도의 비례성 확대에 관해 독자와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공직선거법 일부개정 국회통과

21대 총선 뭐가 어떻게 달라지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선거권 연령 18세 하향을 핵심으로 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2019.4.24. 심상정 의원 대표발의)이 지난 12월27일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우리나라 헌정사상 최초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승자독식 소선거구제 중심의 양당 체제에서, 다양한 소수의 의견이 보장되는 ‘합의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첫발을 내디뎠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득표율은 병립형 비례대표 의석수(20대 국회의 경우 47석) 내에서만 의미를 가졌다. 하지만 이제 정당득표율은 300석 전체에서의 비율이라는 의미로 확장된다. 비록 연동률 50%, 연동형 캡 30석 등의 한계는 있지만, 정치적 소수의 목소리가 커지고 ‘다양성’이 보장되는 정치개혁을 위해 한걸음 나아갔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국회의원 정수 미조정 △석패율 도입 취소 △선거연령 18세 하향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본지는 새해를 맞아 올해 4월15일 치러질 국회의원선거에 적용될, 개정된 공직선거법의 핵심 내용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개정된 선거법의 가장 큰 특징은 정당투표(제2투표)와 총의석수를 비례적으로 연계하는 연동형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비례대표제는 ‘병립형’이었다. 이는 지역구 의석수와 별도로 할당된 비례대표 의석수 내에서만 정당득표율을 적용해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반면 연동형은 정당의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득표율에 해당되는 의석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이를 비례대표 의석으로 보전해 준다. 예컨대 A정당이 총선에서 10%의 정당득표율을 얻었지만 지역구에서는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다면, 300석 중 30석을 비례대표로 당선시킬 수 있게 된다.

단, 이번 개정안에서는 연동률을 50%만 적용하고, 연동률 적용 의석수를 47석 중 30석으로 제한(연동형 캡)했다. 이에 따라 A정당은 최다 15석의 비례의석을 차지할 수 있지만, 다른 정당의 정당득표율과의 비율에 따라 30석 안에서 다시 의석수를 조정하게 된다.

한편, 원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초과의석’이 발생할 수 있다. 예컨대 B정당이 지역구에서 100석, 정당득표율 30%를 얻었다면 이 중 10석은 B정당의 정당득표율로는 얻을 수 없는 초과의석이 된다. 독일의 경우 이 초과의석을 그대로 인정하고,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배분비율을 침해하지 않도록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기 때문에 전체의석수가 확대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우리는 이 같은 초과의석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고 연동률도 50%로 고정했기 때문에, 제도 이름 앞에 준(準)이라는 접두사가 붙었다.

국회의원 정수는 그대로

의원정수는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 총 300석을 그대로 유지한다. 애초 여야가 합의한 개정안 원안은 지역구를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75석으로 늘리는 내용이었다. 지역구:비례대표 비율이 5.4:1에 이르러 사표(死票)를 대량 발생시키고 정당득표율과 의석점유율 간의 불일치가 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이 비율을 3:1 수준으로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이것이 정치권의 합의 과정에서 현재의 의석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한편,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1인당 인구수가 약 17만명이나 돼, OECD 평균 9만9000명과 비교해 대표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 그 근거다. OECD 평균 규모로 맞추려면 의원 정수는 500명 수준으로 늘어나야 한다. 반면 정수 확대 이전에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석패율 도입 없던 일로

애초 개정안에는 ‘석패율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석패율제(惜敗率制)는 정당별 열세 지역에서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지역구 후보자를 비례대표의원으로 선출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안 원안에서는 6개 권역별 비례대표 후보자명부 중 2개 순위 이내를 석패율 적용순위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었다. 해당 순위에 동시출마한 지역구 낙선자 가운데 당선자득표수에 대한 후보자득표수의 비율(석패율)이 높은 후보자를 비례대표로 당선시키게 된다.

이 석패율은 험지에 출마해 아깝게 낙선한 후보자를 구제함으로써 지역주의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사회적 약자나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함으로써 정당의 정책 방향과 신념을 보여준다는 비례대표의 취지를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3+1협의체가 석패율제를 포기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없던 일로 됐다. 애초 석패율제 도입 입장이던 더불어민주당은 협상 과정에서 반대로 돌아섰는데, 정의당 후보가 석패율 당선을 노리고 막판까지 완주하는 경우 자유한국당에 패할 수 있다는 수도권 후보자들의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생이 온다’ 선거연령 하향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선거권 및 선거운동 가능 연령이 종전 19세에서 18세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이번 4.15 총선에서부터 현재 고등학교 3학년생의 일부가 투표를 할 수 있다. 신규 유입되는 유권자는 약 53만명이다.

이승열 기자 / sijung19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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