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객기가 평정되면 포악한 마음은 침입할 수 없어
시청앞/ 객기가 평정되면 포악한 마음은 침입할 수 없어
  • 정칠석
  • 승인 2020.02.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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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馭橫者(어횡자)는 先馭此氣(선어차기)하라 氣平(기평)하면 則外橫不侵(즉외횡불침)하리라.

이 말은 ‘포악한 마음을 제어하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속의 객기부터 제어하라. 객기가 평정되면 포악한 마음은 도저히 침입할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지만 고여 있는 물은 썩기 마련이다. 따라서 흐르는 물은 살아있는 물이요. 고여 있는 물은 죽은 물이 된다.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을 쓰지 않고 버려두면 말라버리거나 썩어버린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마음이야말로 정신 이상의 것이라고 했다. 정신은 꽃향기처럼 사라진다 하더라도 마음은 계속 뿌리로서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그의 작품에서 선과 악마가 싸우는 전쟁터가 바로 인간의 마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대 마음이야말로 바로 전쟁터다. 신과 악마가 싸우는 전쟁터. 그래서 악마를 굴복시키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부터 굴복시키라는 것이다. 그들은 시간과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싸운다. 고양이와 쥐처럼, 신과 악마처럼. 그대마음을 항상 새롭게 하기 위해 힘쓰라. 그대 마음이 곧 그대 얼굴이다. 마음이 곧 재산이며 그대의 이름이다.

작금에 들어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관해 심각한 우려와 확산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 엄중한 시점에 가짜뉴스가 퍼져 공포와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급기야 정부는 가짜뉴스 생산, 유포에 대해 최초 생산자뿐만 아니라 중간 유포자까지 추적·검거하고, 공범 여부를 밝혀 악의적·조직적 행위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를 검토,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WHO도 최근 우한 폐렴 관련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WHO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정보)과 ‘에피데믹’(epidemic·전염병)을 합친 ‘인포데믹’(infodemic), 즉 ‘정보 전염병’이란 용어까지 만들어내고 “공중보건에 위험을 초래할 괴담을 바로잡는 노력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가짜뉴스의 실례로 ‘중국산 물품이나 우편물을 통한 감염’ 우려를 들며 “소포 표면에서는 바이러스가 오래 살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모두가 힘을 합쳐 바이러스 퇴치에 전심전력을 기울여야 할 마당에 가짜뉴스 때문에 혼선을 빚고 과잉 대응을 유발하는 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근거 없이 떠도는 괴소문이 초래하는 부작용은 힘겹게 싸우고 있는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무서울 수 있다. 가짜뉴스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단속과 엄정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