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칼럼/ 역사문화 박물관의 도시 ‘용산’ 경쟁력을 찾다
단체장칼럼/ 역사문화 박물관의 도시 ‘용산’ 경쟁력을 찾다
  • 성장현 용산구청장
  • 승인 2020.03.0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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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현 용산구청장
성장현 용산구청장
성장현 용산구청장

[시정일보] ‘용산=한국 안의 작은 지구촌’이 공식화된 지 오래다. 100년 역사를 대한민국의 아픔과 함께 성장한 결과다. 조선시대 임오군란 때에는 청나라 부대가 머물렀고,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 조선사령부가 있었으며, 해방 후에는 미 8군이 주둔을 하면서 용산은 자연스럽게 ‘한국 안의 이방인 동네’로 각인됐다. 흘러가는 시간과 그 공간 안에서 용산역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면서 용산은 ‘세계의 중심도시’로 한발짝 한발짝 나아가고 있다. 120년간 금단의 땅이었던 그곳에 용산공원이 조성되고, 단군 이래 가장 큰 개발사업인 국제업무지구 조성사업도 재기를 꿈꾼다. 오래된 도시인만큼 곳곳에서 재개발·재건축이 이뤄지고 있는 것. 최근 들어 ‘용산’의 연관검색어가 ‘개발’ ‘부동산’이라는 것도 이를 반증한다.

그 과정에서 도시의 많은 것들이 사라졌고, 앞으로도 사라질 것이다. 구청장이기 이전에 용산에서 40년을 살아온 용산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이다. 어제가 없는 오늘이 없고, 오늘이 없는 내일이 없다. 변해가는 용산의 자화상을 기록해두고 싶었다. ‘(가칭)용산역사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물론 지방자치시대, 용산의 경쟁력을 문화관광역사에서 찾겠다는 계획도 담겨 있다.

용산구는 민선 6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역사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근차근 사업을 진행해왔다. 등록문화재인 옛 철도병원을 리모델링해 2021년말 개관할 계획으로, 민선7기 반환점을 앞둔 올해가 사업 추진의 실질적 원년이라 하겠다. 올해는 용산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유물을 적기에 구입하는 등 보존가치가 높은 유물확보에 더욱더 집중할 방침이다. 이미 용산 환삼주조장 백자 술동이, 경성 용산시가도(1932년 지도) 등 1642점(2020년 1월 기준)의 유물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물을 공개수집하고 있다. 특히 이달 30일부터 내달 8일까지 공개구입 접수를 진행, 지역사 박물관으로서의 내실을 다진다. 수집 목록은 문화재급 유물뿐만이 아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서 16세기 임진왜란 때 일본군 주둔지 당시의 자료거나 효창공원에 잠들어 계신 7위 선열과 관련된 자료 등도 대상이다. 또한 용산역의 변천을 알 수 있는 사진에서부터 시대별·연도별 용산지도 등 도시사를 엿볼 수 있는 사료들도 모은다. 용산에 거주했던 외국인들의 생활사에 관련한 자료도 수집 중이다.

옛말에 “그 나라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가고, 현재를 보려면 시장에,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보라”고 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기존 박물관들이 과거에 멈춰 있다면, 용산역사박물관은 용산의 과거와 현재 가치, 그리고 미래 가능성을 잇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다. 역사문화 관광이라는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보다 많은 내·외국 관광객들의 유입을 이끌어 내어 구민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한다.

용산역사박물관이 그 시작이다. 해외관광객 2000만 시대, 굴뚝 없는 전쟁이라 일컫는 문화관광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것이 관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용산은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한 도시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전쟁기념관은 물론 리움미술관까지 박물관 도시로서의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연장선상에서 기존 인프라들과 용산역사박물관을 연계한 (가칭)역사문화박물관 특구 지정도 계획했다.

역사문화 박물관의 도시 용산. 용산박물관 투어버스를 타고 외국인은 물론 많은 내국인들이 역사박물관을 비롯해 도시 곳곳에 산재한 박물관들을 둘러보며, 용산의 문화를 향유할 그날을 그려본다. 향후 미군부대가 이전하고 용산공원이 조성되면, 더 멋진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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