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이익에 사로잡혀 분수를 넘어선 안 돼
시청앞/ 이익에 사로잡혀 분수를 넘어선 안 돼
  • 정칠석
  • 승인 2020.03.0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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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寵利(총리)는 毋居人前(무거인전)하고 德業(덕업)은 毋落人後(무락인후)하며 受享(수향)은 毋踰分外(무유분외)하고 修爲(수위)는 毋減分中(무감분중)하라.

이 말은 ‘은총과 이익에는 남의 앞에 서지 말고 덕행과 사업은 남의 뒤에 처지지 말라. 받아서 누릴 일에는 분수를 넘지말고 자기를 닦아서 행할 일에는 분수를 줄이지 말라’는 의미이다.

이익만큼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무기는 달리 없을 것이다. 아주 작은 이익에서부터 큰 이익에 이르기까지 아무튼 이익과 연관지어졌다면 그것이 무슨 일이든 간에 벌떼처럼 모여드는 게 인간의 속성이다. 拔一毛利天下不爲他(발일모이천하불위타)란 말이 있다. 털 하나를 뽑는 것처럼 작은 일로써 천하를 이롭게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다는 말로 다만 자기의 이익에만 사로잡혀 다른 사람의 일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나에게 다가올 수 있는 은총과 이익에 남보다 앞서지 말자는 이야기에 어떤 사람은 말도 안 되는 바보소리라고 반박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 다음에도 바보소리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삶을 그만두는 게 좋다. 모든 은총과 이익을 남보다 뒤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그대는 그만한 부를 축적하고 있는 셈이 된다. 그대보다 앞서서 이익을 취한 사람의 결과를 그대는 바로 뒤에 서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을 보기 전에 거기 숨겨진 화를 볼 줄 아는 눈을 가지라.

작금에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며 전 국민이 불안해 하는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한시가 급한 국가적 재난상황임에도 야당 원내대표가 주무 장관들을 당장 해임하라는 것은 유감스럽기 그지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연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복지부 장관과 한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와 제한, 격리 조치가 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외국을 상대로 국익을 지켜내야 하는 외교부 장관 역시 작금의 방역과 국가 최전선에 있는 야전 사령관들이다. 제1야당 원내대표가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도 져버린 채 주무장관들을 바꾸자는 제안은 결코 옳지 않다. 일단 급한 상황부터 해결하고 난 뒤 정부의 초기 대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도 늦지 않다고 생각된다. 작금은 여야를 막론하고 초당적 협력을 해야 하며 자극적인 주장을 되풀이해 정쟁화하는 것을 자제함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