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진짜와 가짜
시정칼럼/ 진짜와 가짜
  • 임춘식 논설위원
  • 승인 2020.03.1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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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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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논설위원

[시정일보] 가짜뉴스로 인한 여론 왜곡과 사회 분열이 참으로 심각하다. 가짜뉴스는 아예 없던 일을 언론사 기사처럼 만들거나 거짓정보를 사실인 듯 포장해 유통하는 뉴스 기사다. 가짜뉴스는 정치적·재정적 이득을 얻으려는 왜곡된 의도로 작성·발간되며 명백한 풍자 및 패러디와는 다르다.

 ‘세 사람이 말하면 진실로 믿게 된다’라는 말을 넘어서서 교묘한 가짜뉴스, 선동기사, 신문, 인터넷, 커뮤니티, 유튜브 등의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마치 사실인 것처럼 유포되는 거짓 뉴스가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 특정 세력이 정치ㆍ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한 의도로 퍼뜨리는 경우가 많다. 특정 대상을 비난하기 위해 가짜뉴스를 만들어 여론을 조작하는 신종 수법이 등장해 피해자도 잇따르고 있다.

청와대가 가짜뉴스 대응에 적극적이라고 하니 천만다행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해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거짓 정보가 사회적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고 심지어 페이스북에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포된 문재인 대통령이 왼손으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사진이 허위 조작된 합성 사진으로 밝혀졌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혹자는 ‘정부가 온라인상 가짜뉴스에 일일이 대응할 여유가 있느냐’는 비판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일부에 있다. 그러나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언행이나. 이에 대한 명예훼손, 국민적 사기를 떨어뜨리는 가짜뉴스 바로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독일은 증오연설이나 가짜뉴스를 방치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에 최대 5000만 유로를 부과하는 법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진짜요 상식이며, 상대방의 주장은 가짜요 몰상식이라 외친다. 세상에는 진짜와 가짜, 상식과 몰상식이 있다. 물리학에서는 실험을 통해 가설이 증명된다. 자연계 사물의 자연현상을 물질의 운동과 에너지의 변환이라는 관점에서 법칙적으로 증명하면 진짜와 가짜가 가려진다.

반면 논리학에서는 진짜와 가짜는 명제로 말한다. 명제를 만드는 법칙으론 동일률(同一律), 모순율(矛盾律), 배중률(排中律)이 있지만 본 주장은 어떤 명제로 말하든 진짜이든지 가짜이든지 둘 중에 하나이지 중간 가치는 없다는 배중률에 초점을 둔다.

또한 사전적 의미에서 상식이란 일반적으로 다 가지고 있거나 가지고 있어야 할 지식이나 판단력을 말한다. 몰상식이란 전혀 상식이 없다는 뜻이다. 흔히 몰상식하다는 말은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욕할 때 쓰는 말이다.

최근 어떤 목사가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외친 말이 회자되어 이슈가 되고 있다. 그는 "우린 진보와 보수의 싸움이 아니라 상식과 몰상식, 거짓과 진실, 진짜배기와 가짜배기 싸움을 하러 왔다. 우리가 진짜배기, 상식이다"라는 대중 연설을 했다. 일반적으로 진짜와 가짜, 상식과 몰상식에 대하여 세상 사람들은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교인은 아니다.

한동안 ‘문정권이 자유민주주의를 삭제하고 공산 인민민주주의를 입헌한다’는 가짜뉴스가 SNS 등에 회자된 적이 있다. 이때 대다수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은 태극기를 들고 이것을 진짜로 알고 문정권이 나라를 북한에게 팔아먹는다고 야단들 쳤다. 이게 될 일인가?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다.

바이러스는 인간을 감염시켜서 죽음에 이르게 한다.  가짜뉴스는 건전한 사회를 좀먹는 사회악이다. 남의 불행을 악용해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는 고약한 반사회적 행위이다. 남의 불행을 악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는 고약한 반사회적 행위이다.

아기의 진짜 엄마와 가짜 엄마를 가리는 다툼을 보면 서로의 주장이 팽팽했다. 솔로몬이 아이를 칼로 절반씩 나눠 가지라고 명하자, 진짜 엄마는 “제발 그 것만은 안 됩니다. 우리 아기를 저 여인에게 주십시오”라며 울먹였다.

솔로몬이 판결했다. “아이를 죽이지 말고 이 여인에게 줘라. 그 어미니라.” 솔로몬은 어미로서 본분에 충실한 진짜 엄마의 큰 사랑을 읽은 것이다. 가짜 꽃과 진짜 꽃의 감별에 관한 그의 지혜로움도 전해진다.

당시 아라비아 남부의 스바(예멘으로 추정) 여왕이 소문대로 솔로몬의 지혜를 시험하기 위해서 만났다. 먼 거리에 가짜 꽃과 진짜 꽃을 두고 진짜 꽃을 찾아 달라고 주문했다. 솔로몬은 신하에게 벌통을 가져오게 해 벌통을 풀자, 벌들은 진짜 꽃에 날아가 앉았다. 생명은 생명끼리 통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한다.

우리 사회에는 왜 이리도 꼬이고 풀리지 않는 일들이 많을까. 우리 주위를 보면 ‘너 죽고 나 살자’식의 탐욕과 식언(食言)이 횡행하고 협력과 상생보다는 다툼과 반목과 질시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어쨌든 지금처럼 정치인들이 여야 간에 다투고, 국민들도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진영 간에 서로를 극도로 비난하며, SNS에서 근거도 없는 주장과 뉴스를 남발하여서는 올바른 대책을 강구할 길이 안 보인다.

이제는 다 같이 머리를 식히고 찬찬히 생각해 볼 계기가 왔다. 오는 4·15 총선은 이런 관점에서 매우 중대한 과제이다.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배려와 화합의 사회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 이제는 새로운 배려와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국민은 그런 리더십을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