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스크 구매 5부제, 구매 심리 안정시켜 더 이상 혼선 없애야
사설/ 마스크 구매 5부제, 구매 심리 안정시켜 더 이상 혼선 없애야
  • 시정일보
  • 승인 2020.03.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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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약국에서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지정된 요일에만 1인당 마스크 2장씩 구매토록 하는 마스크 구매 5부제가 시행됐다.

지난주까지 전국 곳곳에서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시민의 행렬이 장사진을 이루는 촌극은 확연하게 줄어들었지만 물량이 부족하긴 마찬가지였다. 약국에 입고시간조차 정해지지 않아 이를 모른 채 약국을 찾았던 시민들은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더군다나 감염 위험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호소하고 바깥 외출을 자제하라고 독려했던 정부가 매일같이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 약국 앞에 줄을 세우는 이런 촌극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작금의 이 상황은 의료 선진국이란 자부심을 갖고 곳곳에 의료특구를 표방하며 세계 10위권에 속하는 경제 대국인 우리나라가 기본 보건용품인 마스크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마스크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데 주먹구구식으로 공공물량을 예측한 탁상행정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

당초 정부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부터 발 빠른 예측으로 철저한 대비체제에 돌입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게 이를 간과해 마스크나 손소독제 등 방역에 필요한 기본 품목조차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이 결국은 화근이 됐다.

이미 대만은 2월 초 마스크 대란이 야기되자마자 곧바로 마스크 수출을 금지하고 실시간 마스크 지도 스마트폰 앱 개발과 유통 창구를 약국으로 통일 건강보험카드를 제시하면 일주일에 2장씩 살 수 있도록 마스크실명제를 실시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해 혼란을 잠재웠다.

우리 정부는 정부가 마스크 수급 문제를 공식 논의한지 한 달여 동안 우왕좌왕하다 결국 대만과 비슷한 공평 분배 방침을 시행키로 하고 약국을 중심으로 신분증을 제시받아 1주일에 2장 한도로 마스크를 판매하는 마스크 구매 5부제를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이마저도 오전에 금방 마스크가 동이나 뒤돌아가기 일쑤이다. 정부는 더 이상 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마스크 대책을 철저하게 점검·보완해 시행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위기 상황에 편승해 마스크를 수십만 장씩 창고에 쌓아 두고 폭리를 취하는 악덕업자들은 철저히 조사해 엄단, 이런 몰염치가 다시는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마스크 구매 5부제는 국민 불편과 불안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나온 사실상 최종안인 만큼 정부는 국민들에게 마스크 공급에 대한 구매 안정 심리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 감독과 보완대책으로 더 이상의 혼선을 없애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