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의 책/ 왕조의 한양에서 식민의 경성으로 ‘서울의 상흔’
한권의 책/ 왕조의 한양에서 식민의 경성으로 ‘서울의 상흔’
  • 이승열
  • 승인 2020.03.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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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강좌 9권 '식민도시 경성, 차별에서 파괴까지' 발간

 

[시정일보]  일제가 과거 서울의 공간을 파괴했던 만행을 고발한 책이 발간됐다.

서울역사편찬원이 새롭게 내놓은 ‘서울역사강좌’ 9권 <식민도시 경성, 차별에서 파괴까지>가 그것.

서울역사편찬원은 서울시민의 역사교육과 역사문화 향유의 폭을 넓히고자 2004년부터 서울역사강좌를 개설해 왔다. 2016년부터는 서울역사강좌의 내용을 더 많은 시민과 함께 나누기 위해 강의 내용을 대중 교양서 형태로 출간하고 있다.

<식민도시 경성, 차별에서 파괴까지>는 일제강점기 서울에서 일어난 일제의 차별과 파괴를 다룬 서적이다. 서울의 공간 파괴부터 조선인들의 정신적인 피해까지 총 14개의 다양한 주제들로 구성돼 있다. 책은 일제강점기를 연구하는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집필했다.

이 책은 반일정서로 일본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면서도 정작 그들이 서울에서 자행했던 잘못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서울시민들을 위해 특별히 기획·제작됐다.

일제는 조선시대 서울의 상징인 궁궐 파괴부터 자행했다. 경복궁을 헐어 그 앞에 조선총독부와 박물관을 설치했고, 창경궁은 창경원으로 만들어버렸다.

또 한양도성의 남쪽을 지켜주는 상징 역할을 하던 남산은 신궁으로 만들었고, 군인과 명성황후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던 장충단은 안중근 의사에게 사살당한 이토 히로부미의 추모공간으로 조성했다.

일부 일본 우익들은 일제의 서울지배가 서울과 서울시민에게 도움을 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제가 건설한 철도와 은행은 일제의 제국주의적 침탈 야욕을 실현해주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철도는 중국과의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방편이었고, 은행은 전시 공채를 서울시민들에게 강제로 부과했다.

서울역사강좌 9권 <식민도시 경성, 차별에서 파괴>는 약 255페이지 분량 속에 이 같은 내용을 알기 쉬운 문체로 담았고, 다양한 사진과 그림도 수록했다.

<식민도시 경성, 차별에서 파괴>는 서울책방 온라인(store.seoul.go.kr)으로 1만원에 구매할 수 있으며, 서울시 각 도서관에는 무상으로 배포된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로 시민청이 폐쇄돼, 서울책방에서 현장 구매는 불가능하다.

서울역사강좌 제9권을 교재로 진행하는 2020년 상반기 서울역사강좌의 경우, 3·4월은 취소되고 5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시민들이 일제가 서울에서 어떠한 만행을 저질렀는지 알기를 바란다”라며 “이 책을 본 서울시민은 일본인에게 그들의 잘못에 대해 사죄하라고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열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