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어쩌다 우리 정치가 이처럼 막장인가
기자수첩/ 어쩌다 우리 정치가 이처럼 막장인가
  • 정칠석
  • 승인 2020.03.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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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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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칠석 기자

[시정일보 정칠석 기자] 총선이 목전에 다다르자 정치권은 그들만의 리그로 또 막장드라마를 펼치고 있다. 통합당의 막장 공천이 결국 공천관리위원장 사퇴로 이어졌는가 하면, 위장 정당·종이 정당·가짜 정당·참 나쁜 정치라고 비난하던 민주당은 그간 주창하던 명분을 헌신짝처럼 버리며 국회의원 몇 명 더 얻겠다고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내로남불의 전형이 아닌가 싶다.

국민을 위한 정치는 하지 않고 이런 막장 드라마를 계속 연출하다가는 정치권 전체가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

통합당은 일부지역 이해할 수 없는 공천에 따른 민심이 들끓자 최고위원회가 공천 재의를 요구했는데도 공관위가 시늉만 하자 공천에 탈락한 현역의원들의 무소속 출마가 줄을 잇는 심각한 혼돈에 빠졌다.

급기야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책임지겠다"며 물러났지만 이미 엎지르진 물로 공관위원장 물러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통합당은 지금이라도 막장 공천 지역을 보다 폭넓게 재심의해 내리꽂기·돌려막기 공천으로 무시당한 유권자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민주당이 통합당 반칙에 반칙으로 대응한다며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한 것도 잘못이다.

위성정당은 선거법 개정 당시 자유한국당이 4+1 협의체의 선거법 개정에 맞서 위성정당 창당을 공언하는 등 그 가능성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삼던 민주당이 비례 위성정당 창당을 부인하다가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는 것은 그동안 주창해온 선거제도 개혁과 명분을 포기하고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비열한 정치꼼수로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하려고 지난해 ‘4+1협의체’가 선거개혁을 명분으로 제1야당까지 배제하고 선거법 개정을 강행 온통 나라를 시끄럽게 했단 말인가.

여당은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에 앞서 선거법 협상과정의 파행을 솔직히 인정하고 총선 후 선거법 원상 복귀를 약속하며 대국민 사과가 우선시 돼야 할 것이다.

우리 정치사에서 위성정당이란 반칙은 결국 지역구와 연동한 비례의석 배분으로 거대 정당이 과잉 대표되는 걸 막아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돕고 사표를 줄이려는 개정 선거법 취지를 무력화·무효화시키는 처사이다.

여당의 꼼수를 꼼수로 막겠다는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는 눈앞의 이익에 현혹돼 대의와 명분뿐만 아니라 실익도 잃을 수밖에 없는 몰염치의 극치라 생각된다.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는 비례정당은 존재 가치가 없으며 정당은 민주적 가치를 실현하고 유지하는 본연의 자리로 되돌아가 꼼수가 아닌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