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통신 비밀 자유 뒤에 숨은 불법 디지털 공간
기고/ 통신 비밀 자유 뒤에 숨은 불법 디지털 공간
  • 서정규 내부통제연구소 대표
  • 승인 2020.04.0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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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규 내부통제연구소 대표
서정규 대표
서정규 대표

[시정일보] ‘n번 방’과 ‘박사 방’이란 텔레그램 인터넷사이트(홈페이지)에서 저질러진 불법 동영상 범죄가 연일 언론의 화면과 지면을 오르내린다. 특히 어린 여자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라서 국민 모두를 놀라게 하고, 극도로 분하게 하고 있다. 성에 관한 화제는 말하기도 말리기도 참으로 어려운 법이다. 공개적으로는 그렇게 말하지만 인간의 내심으로는 성에 대한 호기심이 있고, 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하여 은밀하다면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이 본능을 억제하는 것은 도덕적 이성의 교육과 수행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아무리 도덕적이 주제라 하더라도 공적인 교육시스템에서 교육하기는 여의치 않다.

여자 어린이를 꼬드겨서 그 어린이의 은밀한 곳을 촬영하게 하고 단계를 높여가면서 온갖 화면 촬영의 희생물로 삼았다고 하니, 인면수심 바로 짐승과 같은 종자들이다. ‘조주빈’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n번 방’ 사이트에서 돈을 주고 그 영상물을 내려 받아 유통하면서 즐긴 무리들을 수사하고 있단다. 더욱 악랄한 것은 스스로 불법으로 촬영한 불법 음란 사진과 동영상을 문제의 사이트에 올려서 유통한 작자들이다. 모두 인종지말(人種之末)의 낯짝과 마음보를 가졌다.

그런데 현행 법률의 조항으로는 중벌로써 치죄하기도 어렵고, 또한 그 사이트를 찾아서 범죄 수사하기 어렵다고 한다. 텔레그램은 보안을 이유로 비록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사이트에 유통된 정보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텔레그램 사이트는 세계 도처에 설치되어 있고 그 장소 또한 비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같은 사회적 문제에 처해 있다고 한다.

개인의 자유는 헌법으로 보장되어 있다. 그러나 그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장되고 또한 행사되어야 한다. 또한 이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를 빌미 삼아서 범죄행위를 자행하는 것은 마땅히 엄벌되어야 한다. 따라서 타인의 자유 침해를 넘어서 인격적 살인까지 저지르는 텔레그램의 경우는, 타인 자유 침해 금지와 불법행위 처단의 원칙에 의하여 법적으로 다루어 져야 한다.

테레그램의 범죄행위에 대한 법률적인 방지대책을 살펴보기 전에 텔레그램의 정체의 사악한 면을 먼저 알아보자.

인터넷으로 telegram.org를 치면 바로 텔레그램 사이트 메인 화면이 나온다. 대뜸 Why switch to telegram? 이라는 유혹 문구가 등장한다.

텔레그램이 소개하는 ‘Why 문단’에는 여러 가지 이점이 많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앞의 내용처럼 소통 내용의 암호화 그리고 세계 도처에 설치된 텔레그램 서버의 위치와 보안유지에 관한 것이다.

먼저 암호화를 살펴보자. 컴퓨터는 정보를 처리하는 CPU(Central Processing Unit, 중앙처리장치)와 정보를 저장하는 Memory로 구성되어있다. 그 처리하고 저장하는 정보의 양은 32 Mega Byte처럼 Memory의 용량으로 표시한다. 컴퓨터는 전기의 연결(On)과 단절(Off)기능을 ‘1’과 ‘0’으로 대응시켜서 작용하게 한 ‘논리회로’를 통하여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한다. 그리고 그 처리와 저장이 빛과 같은 전자기파의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방대한 정보를 눈 깜짝할 사이에 해치운다.

0과 1을 ‘Bit’라는 전기 단자로 작용하게 만들어서 논리회로가 작동하는데, 그 Bit의 단위는 2 진법에 의한다. 2 진법에서 2 개 Bit가 처리하는 정보의 양은 4 개 이다. 00, 01, 10 and 11의 조합이 바로 그 4 가지이다. 따라서 Bit 단위가 늘어날수록 그 용량은 2의 거듭제곱으로 늘어나게 된다. 8 Bit(1 ’Byte’)가 되면 256 가지의 0과 1의 조합을 표시할 수 있다. 이 Byte로 영어 문자를 표시한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컴퓨터는 32 Mega Byte 및 64 Mega Byte 기억과 처리 용량을 가진다. 32 MB는 약 43억 비트이다. 그래서 줄여서 4 Giga라고 부른다. 64 MB는 Giga의 십억 배인 Exa를 사용하여(Tera, Peta, Exa) 약 18 Exa 비트이다.

이렇게 인간은 헤아리기조차 어렵게 많은 정보의 집단 중에서 하나를 찾아 내기도 어렵고, 이에 더하여 그 정보를 암호화하였기 때문에 이것을 소통하는 사이트의 수사가 엄청나게 어려운 법이다. 암호화는 매우 난해한 알고리즘(Algorithm, 컴퓨터가 논리회로를 통하여 정보를 처리하여 저장하고 출력하는 방법과 절차)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푸는 열쇠를 가지지 않는 한 그 암호를 해독할 수가 없다. 텔레그램이 협조하지 않는 한 모든 과거 정보흐름에 대한 수사를 할 수가 없다는 보도는 이런 연유에 의한다.

그 IT 범죄의 대책은 무엇인가? 대책세우기가 참으로 어려운 과제 이다. 우선 현행 법률을 Up-to-date해야 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신속한 강화 개정을 해야 한다. 이 법은 IT(Information Technology) 지능범의 개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국회 소속으로 IT 전문가가 포함된 성범죄 방지 특위를 만들어서 선제적으로 법률안을 준비해 두었다가 적절하게 법률을 개정해 나가야 한다. 그런 특위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IT 성범죄는 예방의 효과를 거둘 수가 있다. 겸하여 보이스피싱 등의 IT 경제범죄도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가 있다.

둘째로 모든 인터넷 사이트는 엄격한 설립기준을 정하여 허가하고, 그 운영자는 범죄처럼 특정한 경우 수사당국에 정보 공개의 협조를 해야 하는 의무를 법제화해야 한다. 처벌 수준 또한 최고로 높여야 한다.

셋째로 공교육에서 도덕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인격 형성기에 범죄의식 특히 성에관한 범죄의식을 바르게 가르쳐야만, 실효성 있는 범죄 예방으로 도덕이 살아있는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 수가 있다.

넷째로 IT 범죄 예방과 수에 대한 국제적인 협약을 이루어 내야 한다. 아무리 일국의 법률이 엄격하다고 하더라도 다른 나라가 범죄의 피처가 되면, 인터넷을 통하여 하나로 연결된 디지털 세상에서는 그 범죄를 근본적으로 막을 길이 없다. 범세계적 지도자의 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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