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칼럼/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힘, 소통
단체장칼럼/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힘, 소통
  •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 승인 2020.04.0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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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시정일보] 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징검다리이며 관계를 매끄럽게 만드는 윤활유, 바로 소통이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란 속담이 있다. 조선 시대의 천 냥은 지금의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6000만원 이상이라고 한다. 진심이 담긴 한 마디의 말은 굳어 있던 상대방의 마음을 녹여 수천만 원을 변제해 줄 만큼의 힘을 갖는다는 뜻이 아닐까.

마찬가지로, 소통은 구민과의 관계에서 가장 기본이자 필수다. 이를 위해 구민들의 눈높이에서 구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구민들과 함께 지역현안을 풀어가기 위해 꾸준한 발품행정을 펼쳐왔다. 

무엇보다 작은 곳에서부터 구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청소, 주차, 보행환경 등 ‘기초행정’에 집중했다. 그 결과 영중로 노점 정비 등 구민들이 탁트인 영등포의 변화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냈다.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으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한창인 요즘, 지역 상권 내 유동인구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지역경제가 얼어붙고 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볼 수만은 없어 지역 소상공인들의 ‘삶의 현장’을 찾아 박차고 나섰다.

전통시장, 영등포지하상가, 영등포삼각지 일대 등 지역 내 대표 상권들을 찾아가 직원들과 함께 장을 보면서 상인들의 어려움을 살폈다.

“저희 장보러 왔어요. 장사가 잘 되셔야 하는데…” 인사를 건네자 “오늘 첫 손님”이라는 주인 아주머니의 말씀에 가슴이 아렸다. 좋은 소통은 흔히들 ‘좋은 대화’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가장 바람직한 소통은 ‘잘 들어주는 것’이다.

미력하나마 현장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도 빠짐없이 귀담아 듣고, 체감할 수 있는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차 약속드렸다. 지역 내 사랑방 역할을 하던 순댓국집, 칼국숫집 등 골목식당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한창 점심시간인데도 곳곳이 비어 있는 식당 안 좌석들을 보니 요즘 코로나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말이 실감났다.

마스크가 부족해 5부제가 실시되고, 이를 사기 위해 약국 앞에 길게 줄을 서는 풍경이 낯설지 않은 요즘, 방역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영등포 여성의병대가 나섰다.

여성늘품센터, 여성단체연합협의회, 새마을부녀회, 자원봉사센터 및 학부모 등 관내 지역주민 300여명이 마스크 제작을 위해 힘을 모았다. 이웃을 위해 재능기부로 참여한 이들은 총 1만여 개의 면마스크를 만들었고, 취약계층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됐다. 훈훈한 열기가 넘치는 마스크 제작 현장에 틈나는 대로 찾아가 함께 마스크를 만들며 자연스레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눴다.

말보다 행동으로 전하고 싶었던, 지역사회 봉사에 팔 걷어붙이고 앞장서시는 우리 주민들에 대한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의 마음이 모쪼록 그 시간만큼은 전해졌기를 바란다.

지역사회 기업들도 아낌없는 도움의 손길을 내어주고 계신다. 매년 진행하는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 모금이 끝난 지 한 달도 넘었지만, 코로나를 함께 이겨내자는 기부 행렬은 더욱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방역소독기, 손소독제, 쌀과 식료품 등 1억111만원 상당의 물품을 비롯한 다수의 구호물품을 기부해주신 지역 내 선한 기부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지금 최우선 구정 현안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방역 총력대응과 지역경제 살리기다. 끊임없는 발품행정으로 구민들과 소통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위해 피부에 와닿는 대책 마련으로 구민의 안전과 지역경제를 함께 지켜내겠다. "세상은 고난으로 가득하지만, 고난의 극복으로도 가득하다"라고 헬렌 켈러는 말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고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나 우리 구민들을 비롯해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이 위기를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