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온라인 개강과 대입연기, 철저한 준비로 혼란 막아야
사설/ 온라인 개강과 대입연기, 철저한 준비로 혼란 막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20.04.0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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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세 차례 미뤘던 초·중·고등학생의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다. 학교의 학사일정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던 교육부가 내놓은 방안이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몰고 올 후폭풍에 대한 걱정과 대응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게다가 수능 일정도 당초 11월19일에서 12월3일로 2주 연기돼 대학입시 현장은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그동안 초·중·고 학교 현장에서 원격수업은 일부 지역에서 시범사업으로서만 극히 드물게 진행돼 왔다. 2018년을 기준으로 원격수업을 한 중학교는 전국 3214곳 중 18.9%인 610곳에 그쳤다. 고등학교 역시 2358곳 중 696곳으로 29.5%뿐이었다. 그마저 참여율이 많지 않아 중학생의 0.26%, 고등학생의 0.35%만 원격 수업을 경험했다. 교사와 학생 모두 낯선 수업방식이다.

또다른 문제는 온라인 수업을 들을 만한 스마트기기가 없는 학생의 교육 차별이 우려된다. 학생이 2명 이상 있는 집에 컴퓨터 1대만 있다면 그것도 문제다. 교육부는 별도 보유한 5만대와 각 학교의 스마트기기 23만대를 학생들에게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효과는 미지수다. 학교 현장의 무선인터넷망 구축과 지역별 컴퓨터 보유율 격차가 심해 교육 불평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교육부의 발표를 보면 오는 9일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이 우선 온라인으로 개학한다. 고등학교 1·2학년과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이 16일 온라인 개학한다. 초등학교 1~3학년은 20일부터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게 된다. 유치원은 등원 개학이 가능할 때까지 휴업을 무기한 연장했다. 각 학교는 3월31일부터 온라인 수업 준비에 들어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현황, 감염 통제 가능성, 학교 개학 준비도, 지역 간 형평성 등을 고려한 결과 등교 개학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교육당국이 온라인 개학을 발표하면서 그 나름대로 계획을 내놨지만 처음 가는 길이라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결국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낳을 파장과 예상치 못하게 불거질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길밖에 없다.

관건은 학교와 교육부의 노력과 협조다. 나아가서 학부모의 절대적인 지도가 중요하다. 선생과 학생의 비대면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길은 학부모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 모두가 일체가 돼 적극적인 태도로 나가야 한다.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맞벌이 부모의 자녀를 위해 기업 등에서 재택근무를 연장하는 등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줄 필요도 있다.

우리는 방송통신대학의 비대면교육이라는 사례가 이미 축적돼 있다. 그뿐만 아니라 EBS 비대면교육의 경험도 크다. 두 기관의 축적된 내용을 답안지로 풀어나간다면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19 대응에서 그 저력을 보였다. 교육에서도 유감없이 모범의 사례가 되길 바란다.